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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가

사연과 신청곡
22-09-13 12: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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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을 목격한 것은 아마도, 개구리가 뛰어 오르고, 달래가 솟아 오르고, 아지랑이도 피어 오를 때쯤부터 인것 같아요.
밥벌이 준비로, 혹은 그 앞뒤로 밥먹을 준비를 위해 마트나 시장에 자주 들르게 됩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멈춰 서, 물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분들이 하나 둘 눈에 띄더군요. 또 한켠에서는 반복재생 버튼을 누른 듯,물건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는 행동을 반복하시는 분들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년 간 하루 두어 시간씩 '들리어졌다 놓여지기' 를 반복하는 '성스라이팅'을 당해온 터라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했었는데... 어느 순간 제 자신도 마네킹처럼 검은색 아라비아 숫자에 눈을 박고, 물건을 쥔 한쪽 팔만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고 있더군요.
명절이 다가오자 마트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마치 좀비균에 감염 된 듯, 너나 할 것 없이 같은 증상을 보였고, 곳곳에서 '어머어머' '에구머니나' '세상에 이게 뭔 일이래'등의 놀람, 탄식의 소리가 퍼지기 시작하자 공포에 질린 저는 얼른 그틈을 헤집고 나왔습니다. 왜 급할 때 카트 바퀴 한쪽은 안구르는 걸까요?
아직 코시국도 한창이라 불안한데, 요놈의 요상한 '밈' 을 멈추게 할 백신은 어디서 누가 만드나요?
4년에 한 번 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어묵먹방을 하시는 분들은, 사느라, 살아내느라... 삼복더위에 물가 한번 가보지 못한, 이 물가에 내어놓은 어른들을 과연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요...?
(워- 워- 저는 방송 심의 규정을 준수하며 이글에는 어떠한 행간도 없음을 밝혀 둡니다.)
 
자, 다들 제자리로 돌아 오셨나요?
올라간 입꼬리도 내려오고 보름달같던 배도 조금 들어 가셨는지요...
 
연휴? 그게 뭔가요? 외계어 인가요? 먹는 건가요? 라는 분들 덕에, 그나마 우리의 한가위는 고운 달빛아래 예쁜 햇가을 이었습니다.
 
                     * 강허달림---외로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