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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뉴스

[기획보도 3,4]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폐광지역

보도특집
2022.08.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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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08-23
[기획3]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폐광지역'
 
국내 탄광의 조기 폐광을 앞두고,
폐광지역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은 탄광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조규한, 김형호 기자가 차례로 취재했습니다.


(EFFECT) 굴착기 채탄 영상

국내 석탄 광산은
일제 강점기 때 처음 개발돼
6.25 전쟁 이후,
경제 개발 분위기를 타고
황금기를 맞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62년 이후, 정부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석탄산업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주팔/삼척시 도계읍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후반까지가 가장 전성기였어. 그때 여기 인구가 읍단위 인구가 5만 명이 넘었으니까."

정부는 한때 광부들을
산업전사로 부르며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태백 장성광업소 방문 /(지난 1981년)
"우리 경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여러분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잘 인내하고
꾸준히 정부의 시책에 호응해줬기 때문에"

하지만, 국제적인 에너지 소비 형태의
변화는 석탄산업의 운명을 바꿔놨습니다.

석유가 석탄을 대신하고,
도시가스와 같은 청정 연료가 보급되면서
국내 탄광들은 채산성 악화 등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원학/강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우리나라 석탄이 되게 소중한 토종 에너지였지만, 석유라든지 가스같이 좀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에너지로 전환이 이뤄지면서..."

급기야, 지난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가 단행됐고,
탄광지역은 날로 쇠퇴해
한때 3백 곳 넘는 탄광은
지금 4곳으로 줄었습니다.

탄광들이 줄지어 문을 닫으면서
광부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주민들마저 생계를 걱정하게 되며
폐광지역의 분노는 들끓었습니다.

국가기록원에서 발굴한
당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 부처들은 탄광 이직자와 사업자,
석탄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갑작스런 탄광지역 위기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탄광지역은 또다시 들고 일어났습니다.

1993년 정선 고한과 사북, 남면 주민들이
궐기한데 이어,
1995년에는 강원남부 탄광지역 주민들이
대거 생존권 투쟁에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그래픽1]결국 정부는 3.3 합의문을 통해
폐광지역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폐특법'이 1995년 만들어져,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들어서게 됐습니다.

[과거 영상]

이후에도, 1999년 12월 12일 태백,

2000년 10월 삼척 도계에서

생존권 투쟁이 잇따라 열리면서,
폐광지역 지원이 추가로 이뤄졌지만,
경기 침체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반투명2]결국,
폐특법의 효력은 2005년에서 2015년,
그리고 2045년까지로 3차례나 연장됐습니다.

아직도 대체산업이 자리잡지 못했는데,
폐광지역은 또다시
조기 폐광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철규 국회의원
"단순히 경제논리만으로 폐광을 하고, 노조원 몇 사람의 동의가 있다고 해서 정부가 손쉽게 털고 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되면 삼척 도계지역에
민영탄광 1곳만 남게 되는데
이 곳도 언제까지 운영될지 알 수 없습니다.

[조규한 기자/천천히]무더기 폐광으로
경제적 파탄을 겪은 폐광지역은 갑작스런
조기 폐광 소식에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광부들과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켜야할지,
이젠 떠나야할지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기획4 : 과거도 현재도 고통스런 탄광촌]

이미 과거 폐광의 아픔을 경험한
광부들과 주민들은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김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는
강원도 출신 사람들의 구심점인
재안산 강원도민회.

경기도 안산은 1970~80년대
반월 국가산업단지와
시화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강원도에서도
특히 탄광지역 사람들이 많이 이주했습니다.

김귀자 회장/재안산 강원도민회
"강원도 출신이 여기(안산에) 17만 명이 있습니다. 17개 시·군민회가 있거든요. 제일 많은 시민회가 태백, 고성, 원주 등입니다."

안산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강영만 씨도
그 중에 한 사람입니다.

19살때부터 10년 동안
태백에서 광부생활을 했던 강 씨는
1994년 일자리를 찾아 안산으로 왔습니다.

강영만 태백출신/경기도 안산시
"지하철 공사 8호선 최초에 뚫을 때 공사를 했고, 7호선 뚫을 때도 최초에 공사를 했고, 최고의 막장에 있는 작업 시추작업, 다른데 보다 돈을 많이 주니까 안그러면 생계유지, 꾸려나가기 어렵더라구요."

떠나지 못하고 폐광지역에 남은 사람들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닙니다.

최두한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저 같은 경우는 근무연수도 얼마 안되고 대책비도 많이 적고 협력업체이다 보니까 많이 적거든요. 많이 힘들어 질 거 같아요."

[김형호 기자]
남은 탄광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다보니
장사는 예전만큼 안되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어디로 떠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병철 / 삼척시 도계읍 식당 운영
"그때는 24시간 갑을병으로 일을 하니까
24시간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병반이 없잖아요
더 힘들죠. 인구가 없으니까."

[그래픽]실제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폐광지역 특별법이 제정되기까지 6년동안
전국 폐광지역에서는 21만 명이나 인구가 줄었습니다.

최근 10년동안에도 인구 감소는 계속됐습니다.

[그래픽]태백시는 15%,
삼척시는 9.7%의 인구 감소를 기록했는데,
최근들어서도 매년 1~2천 명이 줄고 있습니다.

폐광지역을 떠난 사람들은 40년전 시행됐던
석탄산업합리화 사업이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탄광 숫자를 줄이는데만 관심이 있었지,
탄광지역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영종
/우전·동원·삼척탄좌 근무
"탄광 합리화 사업법이 인건비도 안주고 퇴직금도 안주고 이래도 종업원 많이 받아들여서 열심히 파먹다가 줄건 안주고, 하다보면 정부에서 정리를 해주네 이러다 보니까 말이죠."

폐광지역을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들은
이번 석탄공사의 순차적 폐광이
과거 전철를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