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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연 암각문 발견 '오대산 사고 역사 담겨'

2022.07.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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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07-19
[앵커]
돌 위에 글을 써 새긴 암각문 수십 점이
평창 오대산 일원에서 발견됐습니다.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봉안했던
오대산 사고에 대한 역사 기록을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성식 기잡니다.

[기자]
오대산에서 가장 경치가 뛰어나다는
월정사 금강연.

비가 온 뒤 초록이 더욱 짙어지고
물 안개가 고즈넉함을 더합니다.

선조들이 남긴 유람기에도
자주 등장하는 명소입니다.

바로 이곳에서 돌에 새긴 글,
일명 암각문이 무려 70여 점이나
발견됐습니다.

'금강연' 이란 지명을 크게 새겼고,

함께 한 사람들의 이름과 날짜 등이
곳곳에 적혀 있습니다.

언뜻 보면 자연을 훼손한 것처럼 보이지만..

[조성식 기자]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봉안됐던
오대산 사고의 역사가 이곳 암각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조선시대에는 실록을 비롯한 중요 서적을
오대산 사고에 보관했는데

책을 가져온 왕족은 물론 수행원들의 이름까지
암각문에 남아 있습니다.

책을 꺼내 햇볕에 말리는 포쇄 작업을 하며
20여 일 동안 머물렀고

실록 도착을 축하하는 연회가 열렸던 것을
알 수 있는 관기들의 이름도 발견됐습니다.

[홍순석 회장/ 해동암각문연구회]
"여기 있는 암각문들은 오대산 관련 실록이라든가
의궤라든가 형지안, 그다음에 심헌록과 같은 기록과
완전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아주 높죠."

이 외에도 시조 '태산가'를 지은
양사언 선생의 글이 봉평면 팔각정에서
발견된 것을 비롯해

진부면 청심대, 대화면 광천선굴 등에서도
다수의 암각문의 확인됐습니다.

특히, 오대산 사고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다녀갔다는 기록도 있어

그의 필적이 암각문으로 남아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옵니다.

[이욱환/ 평창문화원장]
"발굴된 것만큼의 중요한 기록들이 있을 수가 있거든요.
차후 이런 사업들을 전문가들과 같이 발굴하고
조사하고 그렇게 가야겠다."

평창문화원은 오대산 일원에 대한
추가 발굴 조사와 암각문의 문화재 등록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제자리 찾기가
100여 년 만에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대산 사고와 관련된 역사적 흔적이 대거 발견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성식입니다. (영상취재 박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