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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뉴스

경로 식당에 "밥 먹을 곳이 없다"

2022.06.1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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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06-14
[앵커]
생활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무료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경로 식당이
도내에도 여러 곳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경로 식당은
함께 식사를 할 공간이 부족해
복도와 화장실 앞에서 밥을 먹어야 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합니다.

백승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복지관입니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자
어르신들이 복지관에서
밥과 반찬이 든 도시락을 받아갑니다.

이 복지관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로 식당으로 지정됐습니다.

[박송절/춘천시 석사동]
"똑같애 뭐 우리는... 주는대로,
주는 것만 해도 고맙지 뭐..."

하루 170명의 어르신들이 이 복지관에서
점심 한끼를 해결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도시락만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로 식당'이라는 이름과 맞지 않게
함께 모여 식사를 할 공간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박민숙/춘천시 석사동]
"맛있는 음식도 혼밥은 혼자 먹으면
맛이 없을 때가 많아요."

[김인희/춘천시 석사동]
"(도시락) 집에 가져다 놓으니까 안 먹게 되고
또 조금씩 남으면 또 버리게 되고..."

[백승호 기자]
"이곳이 복지관의 복도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복도 양쪽에 테이블을 놓고,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공간이 부족하면 제 뒤로 보이는
화장실 앞에서도 식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궁여지책으로 식당을 운영한 지
벌써 28년이나 됐습니다.

복지관 측은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어르신들을 복도와 화장실 앞에
또 앉혀야 하는 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복지관에 식당을 만들어 달라고
건물주인 LH와 식당 운영에 예산을 주는
춘천시에 수 차례 건의도 했습니다.

//하지만, LH는 복지관 기능 보강 사업은
보조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외면했고,

춘천시는 인근 상가에 식당으로 임대할
공간을 알아봤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변명이 고작입니다.//

[박성훈/춘천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 팀장]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을 하고 계시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 방법적인 부분에 있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고,
같이 힘을 모아서 해야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춘천에 무료 단체 급식을 하는
경로 식당은 모두 6곳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없는 경로식당은 석사동
영구 임대 아파트 복지관이 유일합니다.

MBC 뉴스 백승호입니다. (영상취재/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