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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함께 한다는 것 - 장례식 단상 (가볍게 읽어주세요)

사연과 신청곡
22-04-23 21: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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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함께 한다는 것

- 장례식 단상 -

얼마전에 장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소식 받은 날 밤에 피곤한 몸을 기계적으로 움직여서 운전해서 도착하니 자정.

몇시간을 운전하면서 가는 동안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할머니, 어머니 장례도 상주로서 치러봤고,
장례절차랑 사망신고, 금융권 관계나 여러 수습하는 것도 직접 해봤으니
처남한테 많이 도와줘야겠다.
처가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니 내가 많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막상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다들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우왕좌왕,
진짜 상을 처음 치르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당연하지요, 난생 처음으로 부모님 상을 치르는 건데...

그게, 참, 그렇습니다.
친구 문상을 가서 도와주거나 친척 장례에가서 하루이틀 도와주는 것과,
정작 본인이 상주가 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근데요,
막상 그 자리에 가니
머릿속에 담아둔 준비된 조언과 위로의 말들을 차마 못하겠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아무리 뭘 어떻게 얘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조용히 간단히 밥먹고 눈에 보이는 것부터 정리하고 일을 했습니다.
상주가 조문객 응대하면 저는 영정을 지키고,
상주가 영정을 지키면 저는 조문객 응대하고 식사도 챙기고...

도움을 준다는 것, 함께하고 함께 공감한다는 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는 건 있는 것 같습니다.

장례를 치러본 분들은 아실겁니다.
2박3일동안 잠 한 숨 못자고, 밥도 안넘어가고,
정말 넋나가서 정신 없다는 것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조용히 곁에 있어줄 수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사진: 사위도 완장과 근조패를 차는 상주인 줄은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장모님 상은 처음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