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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5]불에 강한 '내화수림대'를 만들어라!

2022.04.0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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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04-08
[앵커]
동해안 산불 발생 한 달을 맞아
MBC강원영동이 마련한 기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한번 산불이 난 곳을 복원하려면
50년 이상 걸려
피해지를 복원할 땐
산불에 강한 활엽수로 숲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형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은
활엽수를 심기에 어려운 토양이어서
다시 침엽수로 복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어 관심입니다.

김인성 기잡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기둥이 소나무들을 거침없이 집어 삼킵니다.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산 전체로 번져
나갑니다.

이처럼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잎이 넓은 활엽수에 비해 불이 잘 붙고,

일단 불이 붙으면 나무 전체가 거대한 불기둥으로 변해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됩니다.

역대 대형 산불이 강원 영동지역과 경북지역에 많이 난
이유는 이 지역이 침엽수림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바싹 마른 마사토로 이뤄져
불에 강한 활엽수림을 만들기가 어렵다보니,
산불 피해지도 침엽수림으로 다시 복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영동지역에서 새로운 기술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6년과 2000년 대형 산불이 났던
강원도 고성군의 한 산.

원래 소나무림이었던 이곳에 활엽수인 참나무류를
심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땅을 파고 검은 숯가루를 넣습니다.

친환경 숯인 '바이오차'라는 토양보습제로
원래 농업 현장에서 쓰이는데
산불 피해지 복원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정유경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이 지역은 전국 유일의 산불에 강한 내화수림을 조성하고
있는 연구지입니다. 활엽수림의 조기 생육 활착을 위해서
바이오차나 우드칩과 같이 다양한 토양 보습 처리를...

지난 2019년 산불이 났던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에서도
3년째 비슷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기형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내화수림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활엽수를 심어야 되는데
그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 이곳에 소나무와 굴참나무를
비교해서 어느 조건에서 활엽수가 자랄 수 있는지...

지난 1996년과 2000년
대형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똑같이 소나무림이었던 곳을 나눠
한쪽은 자연 복원, 한쪽은 소나무 인공 조림이라는
각각 다른 복원 방식을 선택한 뒤
20년 동안 추적 관찰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그 차이가 선명합니다.

[김인성 기자] 이쪽은 산불 피해 이후 20년 동안
그냥 놔둔 자연 복원지, 이쪽은 소나무 인공 조림집니다.
소나무 조림지와는 달리 이쪽 자연 복원지는
신갈나무와 굴참나무 같은 활엽수들이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이 숲에는 원래 소나무와 참나무류가 같이 있었는데
척박한 환경에서도 햇빛을 독차지하며 잘 자란 소나무가
산불로 사라지자 활엽수인 참나무류가 이후 높이 자란
겁니다.

[강원석 박사 / 국립산림과학원]
지금 현재 (숲의 기능이) 50~60%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20~30년 정도를 더 기다려봐야 회복의
수준을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산불이
나지 않는 것이겠죠.

이번 동해안 산불 현장을
산불 이전의 숲으로 되돌리려면
2070년이 훌쩍 지나야 합니다.

산불을 내지 않고,
산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는 걸
모두에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영상취재 김종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