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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에 사라진 임산물 "당장 복구도 어려워"

2022.03.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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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2-03-23
[앵커]
울진-삼척 산불로
송이 채취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어
생계가 막막하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송이 뿐만 아니라,
산지에 있는 임산물들이 모두 타버려
농가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배연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송이 버섯을 따던 소나무숲이
잿더미로 변해버렸습니다.

깊은 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밭들도
모두 형편없이 타버렸습니다.

두릅밭도, 오가피밭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72살의 배선희 씨는 이번 불에
아내와 함께 40년 넘게 직접 가꿔온 산이
쑥대밭으로 변해 속이 타들어갑니다.

당장 수입원이 모두 불에 타버려,
노모와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큰 걱정입니다.

[배선희/동해시 삼화동가]
"어머니 모시고 두 내외가 먹고 사는 게 그게 힘들죠.
현재 뭐가 나와야만 먹고 사는데, 이런 나무라도
나와야만 요만큼이라도 시장에 가서 돈 한 푼 받아서
뭐라도 사먹는데, 그게 하나도 없어졌잖아요. 앞으로
살아나갈 일이 그게 힘들어요."

73살의 김종철 씨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동해시 부곡동과 만우동, 두 곳에서
눈개승마와 엄나무, 산마늘 등을 재배했는데,
이번 산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종철/동해시 부곡동]
"피눈물나는 고생을 했습니다.
이 임산물을 내 자식처럼 그렇게 키웠는데,
하루 아침에 산불로 인해서 다 잃어버리니까,
자식을 잃어버린 마음이고,
정신적으로 어떻게 얘기를 다 못 하겠습니다."

[배연환]
"이처럼 산불에 작물밭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앞으로 상당 기간 수확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당장 불탄 산을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고
작물을 다시 심는다고 해도
적어도 5년 정도는 수확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무열/한국임업인총연합회장]
"임산물이 농사처럼 봄에 심어서
가을에 수확을 하는 게 아니고
짧게는 3~5년에서
길게는 10~20년을 길렀던 내용이기 때문에
나무가 사라진 지역에는
그 단기 임산물은 더 이상 재배를 못 하게 되는 거죠."

직접 가꾼 임산물들은
그나마 보상을 받기는 하지만,
수확이 없는 몇 년간
생계 수단이 없어
임산물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NEWS 배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