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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물리치는 천연기념물 신목의 '동해안 이야기'

2021.11.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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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1-11-14
[앵커]

동해안에 있는 천연기념물 나무들은
수령이 1천 년 남짓한 것들이 많습니다.

이 나무들은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는 동시에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는 '신목'이 된 천연기념물에
해마다 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홍한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삼척시 도계읍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긴잎느티나무'

천 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마을과 함께 웃음과 울음을 나눴습니다.

넓은 그늘을 드리우며
높이 22미터, 둘레 11미터의
웅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95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매년 음력 2월 15일에
풍년과 마을의 재해 예방을 기원하는
'영등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삼척 근덕면 궁촌리에 자리 잡은 '음나무'

고려 마지막 임금 공양왕이
실권을 빼앗긴 뒤 집을 짓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인근 공양왕릉과 함께
고려의 멸망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수령은 천 년으로 추정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악귀를 막아주는 마을의 수호목이자 상징이어서
마을 주민들은 나무 주위에 금줄을 치고
오월 단오에 단오굿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상오 / 삼척시 근덕면 궁촌2리 이장]
'강원도 무녀, 박수들을 모셔다가
옛날 전통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강릉시 옥계면 '현내리 고욤나무',

마을을 250년 동안 지켜오며,
마을 주민들도 신목으로 여겨
서낭당을 짓고, 정월대보름과 음력 동지에
안녕을 기원하는 서낭제를 지내고 있습니다.

[류형춘 / 강릉시 옥계면 현내1리 이장]
'신위님께 우리 지역의 안녕과 질서를
보살피고 봐달라고
저희들이 부탁하는 거지요.'

강릉시 주문진읍 장덕리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수령은 800년,
암나무가 아닌 수나무가 이렇게 오래 사는 건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습니다.

옛날 은행이 너무 많이 열려
고약한 냄새를 풍기자,
노승이 부적을 붙여 이후 열매를 맺지 않았다는
전설도 가지고 있습니다.

삼척 하장면 갈전리 당숲이나
속초 설악동 소나무까지
공동체의 안녕의 상징이자 수호신이 된
천연기념물 나무들은
코로나 19 시대, 우리에게 교감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김도현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마을 중심부에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에
큰 나무가 있는 곳에 마을 제사를 지내는
제당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래된 나무고
마을 중심이다 보니까 여기에 마을을 지키는
신령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죠.'

자치단체도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천연기념물과 관련한 민속행사를 발굴, 육성하고
천연기념물 보존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용관 / 강릉시 학예 연구사]
'이런 나무들은 실질적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 생활했던 생활민속유물로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세의 침략, 전쟁, 도시개발까지
천연기념물 신목들은
동해안 천 년의 역사를 오롯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