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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귀환어부 진실 규명 서둘러야

2021.10.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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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1-10-27
[앵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동해안 최북단 어업인들이
조업 중에 납북됐던 사건들이 많지만
대부분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일이라 입증이 어렵고,
관련 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인데
고성군이 납북됐다 돌아온 어업인들을 돕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인성 기잡니다.

[리포트]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최북단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
납북됐던 어업인은 수천 명에 달합니다.

[그래픽1]
1987년 치안본부가 작성한 자료를 보면
어선 459척, 3,648명의 어업인이 납북됐는데
동해안은 165척, 1,527명에 달했습니다.

[그래픽2]
특히, 귀환 이후
반공법, 수산업법 등으로 1,327명이 처벌 받았는데
이 가운데 800명이
춘천지법 강릉, 속초, 원주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 받아
강원도 '납북 어부'들의 피해가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성군이 이들 납북됐다 귀환한 어업인들을 돕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1980년 납북됐다 돌아와 모진 고문에 시달렸던 임복남 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임복남 / 1980년 납북됐다 귀환]
"임복남이! 너 여기 왜 온지 알지? 그래서 모르겠는데요.
그러니까 저 XX 봐라. 문 열어! 그러더니 그냥 군홧발로 막 때렸습니다.
팔 다리 묶어 놓고 작대기 끼워서
드럼통 양쪽에 걸쳐서 물고문 시키고요.
그 다음에 나중에는 전기고문을 시키는데..."

[그래픽3]
현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실 규명 신청을 받고 있는데,
전국에서 접수된
납북 피해 어업인 사건 17건 가운데
14건이 강원 동해안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수천 명의 피해자가 있지만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피해자 가족들의 추가 피해를 우려해
납북 피해 사실을 숨긴 채 숨져
가족들이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홍범 / 납북 피해 어업인 아들]
"아버지가 옛날에 저한테 이 부분에 대해서 절대 말을 안 꺼냈어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저는 몰랐고요.
왜냐하면 저희 집에 감시하듯이 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장옥주 / 납북 피해 어업인 딸]
"명예회복이 저는 첫째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저희 식구들이 8남매인데
모두 연좌제에 걸려가지고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던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신청했던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받지 못한 점도 큽니다.

[엄경선 / 전 납북피해어업인 지원센터장]
\"그때 신청하셨던 분들 (납북됐다 귀환한 뒤)
상해를 입거나 다치신 분들 고문으로 그런 분들
한 분도 보상을 못 받아가지고...
벌써 (1차 진실화해위원회 신청 이후) 10년이 지났습니다.
더 이제 시간이 지나면 그 진실 규명이란 것들이 정말 어렵고...\"

이 때문에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장공수 / 고성 죽왕수협 상임이사]
"국가에서 이 사람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입증을 못하면
그 사람의 신청을 받아서 피해자로 인정해서 구제해주는 그런 단계까지 뭔가 획기적인 법률 조치라든가 그런 게 나와야 된다."

고성군은 현재 납북 귀환어부들을 돕기 위한 조례를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정석 / 고성군 자치행정과장]
"이 자리 만든 자체도 행정에서 그냥 의견만 듣고 가려고 하는 건 아니다.
뭔가 하나는 또 우리가 도와줄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찾기 위해서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는 말씀 드리고..."

아픔을 누르고, 슬픔을 되새기며
억울한 세월을 살아온 납북 귀환어부와
가족들에 대한 진실 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와 지역사회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인성(영상취재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