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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뉴스

R)간첩 공모 누명 벗고 싶습니다

2021.01.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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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1-01-21
◀ANC▶
지난 1970년 간첩인 친척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무더기로 감옥살이를 한 가족이 있습니다.

당시 강압적인 고문과 가혹행위를 못 이겨
허위자백으로 간첩과 공모한 죄인이 됐다며
재심이 청구됐고,
이에 대한 선고가 열렸습니다.

이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지난 1970년 4월, 당시 14살이던 김해호 씨의 집에 낯선 40대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한국전쟁 때 행방불명됐다던 아버지의 사촌이 나타난 겁니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사촌을 먹여주고 재워줬는데 알고 보니 그는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울진·삼척지역에 남파된 무장공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이 그에게 자수를 권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가족들은 간첩방조라는 죄목으로 끌려갔습니다.

◀SYN▶ 김해호/65살
"잠이 깨서 보니까 집이 싹 다 포위돼있는 상태였지. 자수를 권유하는 상태에서 총소리나 났지 뭐."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까지 친인척 7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년간 감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자수를 권유했고,
다른 가족은 친척을 잠시 머물게 한 게 전부인데 수사기관의 고문과 가혹 행위로 허위 자백을 해 간첩과 공모한 죄인이 됐다며,
억울함을 풀기 위해 아들 김해호 씨가 나섰습니다.

4년 전 재심을 청구했고, 고인이 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누나 등 3명에 대한 재심이 받아들여져 이에 대한 선고가 열렸습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김 씨의 누나에게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고인이 된 아버지와 작은아버지에게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누나 김 씨는 범죄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기소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나머지 두 명은 당시 증거 능력이 떨어질 만한 허위 진술을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무죄를 선고받은 김해호 씨의 누나는 그동안의 삶이 힘들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SYN▶ 김해호 씨 누나/69살
"50년 동안 고통 속에 살았는데요. 뒤늦게나마 이렇게 결과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생활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진짜. 그동안에."

김해호 씨는 아버지의 억울함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며 항소를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MBC NEWS 이웅입니다./(영상취재 양성주)
#무장공비,#재심,#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