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리'
명견, 코코에게 있어 15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일 수 있다.
촬영한 지, 2년이 지났고 개의 나이는 인간의 7배라 하니...
우리 코코에게 그런 기다림이 길고 깊었던 영화다.
강아지는 소리에 가장 민감한 존재다.
그래서 보리 가족에 있어
가장 큰 능력을 보유한 존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은
보리의 마음에 맞춰져 있다.
소리로 소통할 때, 가족을 대표하는 보리지만,
소리가 (필요)없는 가족 속에서
눈에 외로움이 그렁그렁해진다.
친한 친구가 물어도 알 수 없는
마음의 방황을 실행으로 옮길 때,
영화는 드디어 시끄러운 엔진음부터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기도가 멈추는 방학을 시작하며
보리는 가족의 대변인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당사자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필요 없어 보이는 감각(능력)이
가족을 지키는 방패가 될 때,
보리는 세상에서 가장 긴 한 뼘의 성장을 한다.
그 와중에도
코코에게
보리가 운전대를 잡은
보리 차 안이 평온한 듯 보였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처럼....
지금까지의 이야기,
어느 바람에 이끌린
구름이 지나간 자리,
코코가 그러했듯이
보리도 자신이 있던 그 자리에서
가족의 중심이자 온기가 될 수 있었으리라.
*첨언
- 같이 본 아라도 '저거 연기야?' 자꾸 궁금하게 만든 자연스러운 연기
- 아라는 '부채 든 슈퍼아줌마, 옷가게 사이다, 친구 엄마 전화 받은 친구 아빠' 장면이 재밌었다고
- 영화를 보고 아라는 부모 말을 잘 듣기 시작했다.
- 아라아빠는 영화로 배운 수화를 오늘 아침까지 아라에게 써먹고 있다.
- 겨울왕국 시리즈만큼 추천하고 싶은 영화
- 가족(간의 소통을 더 높여줄 힐링) 영화
- 800살 까메오 보러가고 싶음
- '세상에 이렇게 세상 편안한 개는 없다'로 반려동물을 홍보해주는 가족 영화
- 보리가 마지막으로 우는 장면에 있어 수화 자막 오류가 있는 듯 (보리가 동생에게)
'수술 하는 게 좋아?'여야 할 자막이 '수술 안하는 게 좋아?'로 표기된 듯 보였음
- 아름답고 더없이 시원한 영상 덕에 n차 관람하고 싶어짐
- 엔딩크레딧의 마지막까지 봐야 알게되는 전체 한글자막의 이유
- 단 하나, 아쉬운 점은 관객의 다양성 부합에 실패! 손 큰 관객을 위한 밴드 사이즈 다양화 요청 ^^*
- 수개월 그리고 그 이상, 좋은 영화를 위해 힘써준 모든 분들께 감사!!!
*신청곡은 옥상달빛의 '어른이 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