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벌써 도로 위로 벚꽃잎들이
둥글게 둥글게 휘돌아 나가네요.
한산함이 더한 봄이라 꽃들에
위압당하는 느낌도 듭니다.
(봄꽃도시, 니 혼자이 욌네?)
2.
아침에는 샐러드 얹을
치즈 비닐 포장을 뜯는데,
힘으로도 안 되고 바로 가위를 찾았죠.
유제품이라 포장이 쎈(!) 거였지만.
문득 나이가 들면
과자 봉지도 못 뜯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하네요.
이런 게 40대에 시작되는
노후걱정인가 봅니다.
3.
아이와 붙어있는 시간이
어쩌면 '우린 원래 한 몸 같은 사이야'라는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간혹 아라와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은 최소 11살까지는
꼭 붙어 다녀야 하지 않을까
부모치고는 우리가 너무
거리 두기에 익숙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심부름을 시키는데
후딱후딱 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만족스럽습니다. (=노는 것에 대한 보상)
뭐 간혹 말싸움도 하긴 하는데,
그 실력으로
또래 아이들에게 절대 안 질 거 같아
그것도 걱정이...
그 걱정만큼 양보하고 져주는 것의 미덕도
경험하게 해야겠죠.
4.
월요일의 빵 냄새 가득한 분위기 덕분에
어제 화요일 오발도 많은 분이
문자창으로 찾아와 주었습니다.
많은 존재감은 확인되었는데,
아직 뉘신 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고민을 더 해봤는데요.
게시판에 첫 자기 소개글 남기시는 분에게
빵을 나눠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천천히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시고 참여해,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요.
5.
어제의 TMI는 '최근에 내가 산 것'이었는데,
요즘 물건을 안 사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거의 전시상황처럼 위축돼있었구나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었죠.
최근에 나도는 코로나 유머 중에
우리나라에 사재기가 없는 까닭이 떠올랐어요.
우리 냉장고에는 아직 1년 전 음식이 남아있다,
밥을 물에 말아서 볶아서 김치만 있어도
1년을 산다는 말도 공감이 갔어요.
나라면 참치에 김치에 김이면
1년 버틸 수 있을거 같아요~
조금 더 프리미엄을 따지면
그냥 김이 아닌 곱창김! ㅎㅎ
(당신의 비상식량은 뭔가요?)
6.
리디가
언젠가 TMI로 다룰 부분이라고 했으니
미리 나의 18번과 잘 부르는 법 얘기를 하면
오발 첫 신청곡이었던 이문세 님의 '해바라기'
잘 부르는 노하우는
가수의 표정을 따라 하는 거,
턱을 아래로 떨구듯 내리고 그 안에 묵직한 소리를 담아
나지막이 호소하듯 40도 각도로 뿜어내는 발성인데,
요약하면 소나 말이
당근이나 여물을 천천히 먹는 모습과 유사해요.
(공교롭게도 ^^)
그리고 또 하나의 18번은
표정이 아닌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되는데,
겨울밤 츄리닝만 입고
근처 슈퍼 옆 공중전화로
300원만 들고와 여친과 통화한다 생각하고
애처로움을 가득 뿜어내부르면 비슷하다는...
그렇게
너무 불러서 가사도 그냥 외우고있는
그 곡을 신청해봐요~
015B의 '텅 빈 거리에서'
*아라의 18번은? (너무 쉽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