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에게 있어 유치원생 마지막 방학,
가까운 여행으로 그 나름의 스트레스를 풀고
낯선 곳에 머물며 유대감을 높인 상태에서
초등학교에서 어떤 일과와 도전을 이어갈 지
함께 계획했습니다. (이런 건 아빠가 단독으로 ㅎㅎ)
강릉으로 이사와서 반한 것 중에 하나가
여기는 유치원 숲체험이 '대관령'이라는거!
동네 작은 공원이 익숙한 수도권 시민으로서
듣기만해도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기분~
그런데, 거리도 가깝네해서
막상 가보니 랠리 드라이버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어질어질 급커브만 40개 가량인 듯 합니다.
그래도 카톡으로 치악산 등정에
성공한 (저희)도련이에 비하면 너무 쉬운 길로
800미터 올랐다고 부끄러워 하고 있습니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양떼목장까지 걸어 올라가니
양이 있어야 할 저 언덕에 관리인이 큰소리로
'오늘 마감했습니다, 들어오시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올라 온 10분이 아까웠지만,
인근 휴게소에 '양꼬치'라 붙여둔 팻말을 봐서
그걸 8개 먹으리라 마음을 먹었드랬죠.
(입장 마감시간 동절기, 16시)
내려가는 길에
힘들게 두 아이를 안고 끌고 올라오는 부부가 있었는데,
이들에게 말하는 이들이 없는 게 이상하더군요.
제가 얘기 드렸습니다. (4시에 마감했다고)
아라는 낯을 가리는 시기지만,
'지금 양떼목장 영업이 끝났다고 합니다'
올라가는 사람들 들으라고
아나운서(리디)처럼 흥얼거렸드랬죠.
오늘 리디의 오프닝이 새해에는 묵히는 것 없이
감정을 다 터놓고보자는 건데,
이렇게 주변 상황도 터놓고 보니
바로 미션완수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휴게소의 남은 양꼬치는 없어서
다이어트까지 덤으로!!! (뭔가 얻은 듯한데, 허전하다)
*신청곡은 버터오빠의 '양(La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