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살던 아파트에서 경험한 이야기입니다.
아라와 단지 내 여러 테마의 놀이터를 순회하며 산책하다
주인이 안고 다니는 강아지를 귀엽다고 바라본 적 있었어요.
초면인 견주가 갑자기 퀴즈를 내더라고요, '얘 몇 살이게요?'
퀴즈에 굉장히 집중하는 타입이라(맞힐 때까지)
고심을 했죠,
눈동자와 코, 털분포를 보며 연륜이 있어 보이는 외양,
나이 많으니까 냈겠지 하는 출제 의도 분석 등
하지만, 헷갈리는 점은
강아지가 아라를 무서워 하는 부분
(덜덜 떠는 게 얘가 물정 모르는 애긴가? 싶을 정도로)
결국 1분여 고민하다
'15살 같은데요... ' 라고 답했습니다.
정답은 28살이었으며
견주는 자신의 정성을 자랑하고 싶었던 출제 의도였죠.
저는 강아지가 그 정도 살 수 있다는 것에
상식이 깨지는 충격을 받았었죠.
이 글을 쓰는 계기도 어제 오발가족 단톡방에서 나온
30살 반려견 이야기에
그때 생각이 나서죠.
사실 그때 그 장수한 강아지를 보며 느낀 점은
저렇게 겁쟁이에 이성과 접촉 통제 등으로
(온실 속의 화초가 되어) 오래 살아도 살 만한 것인가?
오히려 어떤 의미의 학대가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키우는 아라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욕심내기 시작했어요~
살아있는 동안, 죄짓는 거 말고 대책 없이 위험한 게 아니면
'일단 해보자' 가 목적이 되었었죠.
미술을 시작했고 공연과 전시도 챙겨봤죠.
강인함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도전한 모험은 '암벽등반'
첫날, 가까운 인공암벽 등반장에서
어떤 언니가 성공하는 것을 보고
6살 된 기념, 첫 암벽 등반에서 15m를 찍었죠.
그전까지는 아빠 발등, 아빠 무릎, 아빠 허리, 아빠 배(?!)를 딛고
무등까지 타게 하는 연습만 했거든요.
이제는 줄 없이 올라 가려 해서 (그만 둔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이대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즐길 수 있는
꿈나무가 되었습니다.
시작점은 엉뚱하고 아라 자랑까지 거친 잡담이 되었지만
결론은 오발 가족 여러분, 이제는 모험과 도전으로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해보시는 게 어떨까? 하는 제안입니다.
2020년의 0은 어떤 의미에서는 끝이자, 시작이 아닐까.
악연과 불필요한 관행(성)은 끊고 새로운 연결을 시도하기에
좋은 숫자로 보입니다.
리디에 묶였으면 지혜로 가고 지혜 밖에 몰랐으면 리디에 빠져보고
뭐 그런 도전도 의미가 아예 없지 않겠지만 ㅎㅎ
무엇보다
금연이 필요하면 꼭 끊고
다이어트가 필요하면 쭉 이어가고
또 애인이 있으면 좋겠다 싶으면 제대로 고백해보시고~
모든 도전이 성공이길 기원해봅니다!
2020 오사, 나사, 본사, 성사
*신청곡은 이해리(다비치), '나는 문제 없어' (원곡 황규영님 버전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