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게시판에 글 남기기 해봅니다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냄새가 활기찬 수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시장에 나와 가게 문을 열고 고장 난 김기계가 아직도 고장인가 확인하고 있는데, 낭랑하게 들리는 목소리 "부자아빠님! 안녕하세요, 저 박여사예요 페북보고 왔습니다아~" 한 손에 커피 두 잔을 담은 박스를 들고 있는 새댁 같은 미소의 한 여인이 연기처럼 내 앞에 있었다. (거기다 농담같이 드린 미션까지 수행해 주면서!)
“아이고 이렇게 일찍...” 어제 가입한 카톡창의 수다요정이 안목에서 이렇게 뿅하고 나타나는 게 이 나이 먹고서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제 많은 속 깊은 얘기를 해주시고 오발 동생 블루문의 같은 동 이웃이기도 해서 나누고 싶은 얘기들이 뭉게뭉게 피어났다.
그리고 잠시 어떤 얘기부터 꺼낼까 생각하기도 전에 박여사님은 과메기들을 쭉 훑어보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가장 맛있는 과메기를 권해드리고 아라아빠가 극찬한 곱창김을 두 봉지(커피 두 잔 갖고 오셨으니...)를 서비스로 챙겨 드리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주고 받는데, 솔직히 카톡창보다 이렇게 만나 나누는 얘기가 더 살갑다. 또 이야기의 주도권을 쉽게 놓지 않는데, 이 아침에 박여사님의 칭찬릴레이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 듯하다. 아침부터 뻐근했던 어깨가 날개가 된 기분이었다.
보통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 손님이 오면 종일 바쁘지만, 첫 손님으로 반가운 분을 보면 좌판을 왔다갔다하는 발걸음에 모터가 달린 듯하다. 특히 날씨 탓에 기다리게 만드는 손님도 짜증 날 때도 있는데 오늘은 무조건 기분이 스마일일 것이다.
박여사님은 아이디와 다르게 박새댁의 동안 외모였다. 묘하게 기억에 남는 매력이 있는데, 글솜씨가 없어 그냥 이 상황을 녹화에 톡방 식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생각과 후회가 든다.
문득 커피를 담아 온 박스를 본다. 그리고 설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