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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발견을 들으며...

사연과 신청곡
19-06-21 12: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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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강원 지역으로 온 지가 1년반 정도 되네요.
2018 패럴림픽 직전에 왔으니까요.
 
mbc 강원영동의 오후의 발견을 들으면서, 처음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사람은 누군데  맨날 저사람 사연이랑 신청곡만 틀어주지? 지역 방송이라서 그런가? 쟤는 또 뭐지?'
 
호기심에서 문자 몇 번 보냈더니, 리디가 밝은 목소리와 공감의 멘트로 맞이해주더군요.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사연을 공유하며 칭찬과 위로를 주고 받는 시스템에 깜짝 놀랐습니다.
'오~  라디오 프로도 이런 시스템이 되는구나...'
 
솔직히 말하면, 리디가 읽어주고 들려주는 저의 사연과 신청곡보다는,
같이 방송을 들으며 공감하고, 서로의 생각을 얘기해주는 청취자분들의 호응이 더 고마웠습니다.
 
신청곡이요? 집에서 음질 좋은 오디오로 아무때나 실컷 들을 수 있습니다.
사연이요? 까짓거 아무렴 어때요? 누가 제 개인 사연에 진지하게 관심이나 갖겠습니까?
 
얼마전부터 최근까지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제도 브랜든, 오늘도 브랜든, 내일도 또 브랜든? 쟤, 도대체 누구지? 뭔데?'
 
부끄럽기도 하고, 나대는 것 같기도 해서, 사연 보내지 말까라는 결심도 여러번 해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남기는 이유는요,
 
처음엔 그냥 저와 상관없는 남들의 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마음을 조금 열고 한발짝 들어가보니,
그 한 걸음 만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번 조심스레 한 걸음 들어가보니,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또 한걸음 지금도 가까이 다가가는 중입니다.
 
처음이라 쑥스럽고, 창피하고, 고민과 걱정도 많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작은 한걸음을 뗄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오후의 발견과 애청자분들께 고마움을 느낍니다.

(( 더이상 생각을 풀어나가면 대서사시가 될 것 같아서, 부끄러운 글 하나 남기고 마무리합니다.
전에 사설 경연에 야심차게 도전했다가 당당하게 "낙선"한 글입니다.
낙선을 했기때문에 이렇게 공개할 수 있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서양 사람들 감성은 아무래도 많이 다른가봐요.^^  ))
 
 
 
"결국, 언젠가는 헤어질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건,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글: 브랜든, 사진: 비상업용 무료 사진)
 
 
※비공개로 올리려다가... 그냥 올립니다. 까짓거, 뭐 있겠어요?
부끄러움은 리디의 몫으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