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이 핀 장미 넝쿨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생일에 학교 친구, 동네 친구들 불러서 집에서 생일 잔치를 했는데요,
저희 집 대문 위에 장미 나무 넝쿨에 빨간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당시 생일 사진을 보면 장미 꽃이 대문 위를 다 덮을 정도였죠.
나이가 들면서 생일 잔치는 외식으로 바뀌었고, ...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5월 말, 6월 초가 되어 길가와 주택가에 장미가 활짝 핀 것을 보면,
"아...내 생일이 다가오네..."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결혼을 하고, 가족의 범위가 넓어지고, 아이가 생기면서,
사실 제 생일은 그냥 외식 하는 날 정도로 가볍게 지나갑니다.
다행히도 아내와 저의 생일이 음력으로는 같은 달,
양력으로는 한 달 차이가 안나서 서로의 생일을 잊어버리지는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수십 번의 생일날이 매번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정 때문에, 너무 바빠서, 출장 때문에, 또는 가족 중 누군가가 많이 아파서,
생일을 기억조차 못하고 지나간 적도 많았죠.
그리고 요즘은 미역국도 안끓일 때가 많습니다.
생일날 먹는 미역국은, 낳아주신 어머니의 산후 회복을 기리며 미역국을 끓인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머니 돌아가신지도 꽤 되고, 굳이 제가 미역국을 먹을 이유도 없어진 것 같고...
그래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저만의 착각이겠지만,
장미가 활짝 펴서 저의 삶을 위로해주는 듯해서 한결 힘이 납니다.
생일 잔치나 축하한다는 멘트, 선물도 고맙긴 하지만,
변함없이 활짝 피어나는 장미꽃이 더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치 한 달 내내 매일매일이 저를 축하해주는 것 같네요.
이번 유월에 저와 함께 생일을 맞으신 모든 분들께 장미의 새빨간 정열과 깊은 향기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참고로, 오늘은 제 생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