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오전 7시 30분
930뉴스 오전 9시 30분
5시 뉴스와 경제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뉴스투데이 오전 7시 30분
930뉴스 오전 9시 30분
5시 뉴스와 경제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21회 : 제3차남북정상회담

18-09-22 17:53:28
952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Loading the player...

Chapter 1. 제3차 남북정상회담

  • 이번 주 한반도 최고의 핫 이슈는 당연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겠죠. 한번 이상하게 꼬이면 10년도 안 만나고 헐뜯는 게 남북 관계인데 한번 만나고 남북 정상끼리 신뢰가 생기니까 무슨 이웃끼리 만나듯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만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른 시일 안에 서울에 와줄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수락했다면서 여기 이른 시일이란 별 일이 없으면 올해 안에 오는 걸 뜻한다고 친절하게 문 대통령이 옆에 김정은 위원장을 세워둔 채 직접 설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정대로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와서 문 대통령을 만난다면 올해에만 네 번 만나게 되는 겁니다. 
  • 진짜 어마어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53년 정전 이후 65년간의 남북한 대치 역사에서 남북한 정상이 만난 적은 지금까지 모두 5번 있었죠. 그런데 그 중 세 번이 올해 안에 이뤄진 겁니다. 너무 자주 만나니까 별 일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데요. 10~20분 안에 얼마나 말씀드릴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어쨌든 오늘은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평양공동선언에서 강원도에 유의미한 내용은 뭔지 간략하게나마 말씀드릴까 합니다.

Chapter 2. 군사적 긴장 완화

  •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는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이자 교통망 확충, 관광특구 개발 등 다른 어떤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할 때도 항상 전제가 되는 일입니다.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것은 크게는 북한의 비핵화, 작게는 국지적 긴장 완화를 뜻하는 것일 텐데 북한의 비핵화는 북한과 미국이 당사자로 우리 정부가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죠. 북-미 대화가 잘 이뤄지다가 막힐 때 남북 정상이 만났고, 그때마다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었죠. 이번에도 궁극적으론 북미 대화의 정상화가 제일의 목적일 겁니다. 구체적인 비핵화선언이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아쉽게 느낄 수도 있는데 북한의 비핵화 논의 당사자가 북-미라는 것을 안타깝지만 우리가 인정한다면 비핵화의 최종 선언은 북-미 대화에서 나와야 한다는 걸 암시하는 거고 그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겁니다. 최근 북미 관계가 꼬여 있던 걸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죠.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꽤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추측할 순 있는 게 윤영찬 청와대 소통수석이 ‘실질적인 종전선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실상 만족감을 표했죠. 어제 평양공동선언에서는 동해와 서해에서의 군사훈련, 군사행동을 금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속초 이북 지역과 북한의 통천 이남지역에서 일체의 군사행동, 훈련, 포격 등을 금하겠다는 건데요. 이건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뒤에 말씀드릴 동해선 철도 건설과 동해안권관광특구 개발, 그리고 강원도가 추진하는 평화의 바다 등에 굉장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거란 거죠. 또 하나 크게 다뤄지진 않았지만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남북이 지뢰와 폭발물 제거를 공동으로 하겠다는 내용도 있었고요. 남북이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철원의 ‘화살머리 고지’에서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폭 12m의 도로 개설에도 합의했다는군요. 이런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대진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원 교수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정대진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원 교수 인터뷰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들이 실질적인 종전선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지금 북미 간에 중국과 우리까지 참여하는 4자간 종전선언 같은 것들이 지금 당장은 어려운 시점에서 남북간에 실질적인 종전선언을 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견인하고 특히 해상지역에서의 평화를 구체적으로 함포와 포 덮개를 덮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눈에 띕니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조치를 담은 이번 정상회담의 부속합의서도 아주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 군사적 긴장 완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평양공동선언에는 제1항에 군사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특히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해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우리 입장에선 국방부장관이 송영무 장관에서 정경두 신임 장관으로 바뀌기 직전인 상황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특히, 앞으로 정례적인 만남을 전제한 후속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해 MBC에서 국방부 취재를 맡고 있는 유충환 기자에게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 유충환 MBC 국방부 취재기자

“굉장히 주목할 부분은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북한의 로광철 인민무력상이 두 국방의 수뇌부가 직접 만나서 군사 분야의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둘이 악수를 하고 굉장히 진전된 구체화된 군사 분야의 합의를 본 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보이고요. 2007년에 국방장관 회담 당시에 했었던 합의문에서 조금 더 발전, 진전된 합의문은 맞습니다. 다만 이 합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군사공동위원회라는 후속 기구를 설치하는 게 굉장히 주목해야 하는데요. 앞으로 정례적으로 만나서 이 합의를 실제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실천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어요.”

Chapter 3. 남북 교류 확대 구체적 약속

  • 이번 평양공동선언에는 제2항에서 교류와 협력 방안이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하나같이 강원도에 너무너무 중요한 내용들이어서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제2항에선 첫 번째로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올해 안에 열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문장 자체가 다른 조건이 붙거나 애매한 표현으로 돼 있지 않고 깔끔하게 한 줄로 돼 있습니다. 그냥 올해 착공한다는 겁니다.
  • 두 번째는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첫 번째 문장보다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같은 표현이 들어있어 좀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서해안은 경제, 동해안은 관광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게 우리에겐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북한 노동신문 최근 석 달치 정도만 들여다봐도 북한이 얼마나 원산-갈마지구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소식이나 노동당 얘기가 아닌 다른 소식이 노동신문 1면을 차지하는 경우는 원산-갈마지구 개발이 가장 많지 않나 싶은데요. 동해관광공동특구는 동해안 최대 항구 원산, 국제공항이 있는 갈마, 금강산관광지구, 설악산에 이르는 공간을 특구로 개발하자는 겁니다. 금강산관광 재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훨씬 넓은 관광특구를 공동으로 개발하자는 것으로 지금까지의 어떤 남북한 관광 협력 사업보다 큰 규모가 될 겁니다. 이게 성사되려면 교통망이 갖춰져야 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가 약속돼야 하고... 해야 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 세 번째는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적으로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인데요. 도내에선 철원군이 적극적으로 산림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고성군도 조금 뒤처지는 느낌이 있지만 양묘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몇 년 동안 남부지역, 그러니까 남한과의 접경지 부근에 대규모 물난리를 겪어서 아직도 복구하고 있거든요. 남북이 협력해 북한의 산림을 복구하는 사업도 굉장히 빨리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네 번째는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인데요. 이렇게 중요한 남북 협력 사업이 추진될 경우 강원도에는 당연히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승만 강원연구원 박사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노승만 강원연구원 박사

“급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효과가 접경지역을 접해 있는 강원도에는 눈에 와 닿게 빠르게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유엔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남북관계가 탄력을 받을 수 없거든요. 강원도 입장에선 중앙정부의 역할을 지켜보면서 강원도가 챙겨야 할 준비를 갖춰야 할 것 같아요. 강원도는 공간적 구조 속에서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 거점 역할을 할 것인가 사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Chapter 4. 이산가족 문제 시급성 인정

  • 평양공동선언 제3항에선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부분이 나옵니다. 인도적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고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소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했다. 또,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 저도 할아버지께서 황해도 출신이십니다.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고 있을 때 금강산 여행을 보내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령으로 많이 편찮으셔서 걷는 것조차 힘드시기 때문에 이산가족을 만난다거나 금강산에 여행을 가신다거나 하는 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냐면 이산가족 문제는 당사자들이 이미 많이 돌아가셨고, 살아계신 분들도 연세를 많이 드셔서 기력을 많이 잃으셨다는 겁니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조금이라도 기억력을 갖고 계실 때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이산가족 상봉이나 면회소 설치는 어느 정권에서도 의제로 다뤘었는데 이번엔 꼭 상설면회소가 설치되길 바랍니다. 남북 정상이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시급성을 인정한 것처럼 보여 늦었지만 다행이란 생각이 드네요.

Chapter 5. 문화/예술 분야 협력... 절반의 성과

  • 평양공동선언 제4항에선 문화/예술 분야 협력이 나옵니다. 첫 번째로 10월에 평양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하기로 했다는 것, 두 번째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고, 2032년 여름올림픽의 공동개최에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세 번째는 10.4 선언 11주년 기념 행사를 뜻깊게 개최하고,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 굉장히 의미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할 수 있다는 내용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2032년 여름올림픽 공동개최 협력 내용도 만족할 만한 성과죠. 이제 14년 남았는데 잘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 좀 아쉬운 건 강원도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2021년 동계 아시안게임의 공동 유치에 대한 노력이 포함되지 않은 겁니다. 물론 이번 공동선언문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물 건너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강원도 입장에선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전국 지자체장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만 수행단에 포함돼 저는 내심 이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거든요. 또 하나 아쉬운 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 내용이 좀 더 구체적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동개최 준비위원회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 제5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기하기로 했다는 것, 북미 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것,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고요. 제6항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 너무나 중요한 내용들이 짧은 공동선언문에 담겼는데 전체적으로 이번 3차 회담을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지금은 잠깐 중단돼 있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비핵화를 위해서 북미관계를 증진하는 중재자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확실히 북미회담이라든가 향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중간 디딤돌 역할을 자리매김했고 중재자 역할을 확고히 다졌다는 측면에서의 비핵화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환 그 점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것은 기존에 갖고 있던 정상회담과의 차이점이기도 한데요. 이건 바로 군사문제입니다. 지금까진 남북관계라는 건 항상 비핵화라든가 주변 관계에 종속돼 있었고 이걸 따라갔었는데요. 이번만큼은 견인하고 앞장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경제라든가 사회문화 교류만으론 한계가 있다 여태까지 항상 뒷전에 있던 군사문제를 앞장세우고 이것을 남북관계가 확대 발전시키고 이걸 통해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나간다 이런 것을 통해서 비핵화와 북미관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남북관계의 단단함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번의 가장 큰 변화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hapter 6. 외신 그리고 북한 언론 반응

  • 외신들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비중 있게 다뤘죠. 기사를 일일이 보지 않더라도 프레스센터에 모여 있는 외신기자 수만 대충 봐도 지구촌의 관심을 알 수 있죠.
  • 각국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거지만 속내는 다 다를 겁니다. 미국은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잇따라 나오긴 했는데 자세히 보면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검증 가능한 조치를 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건데 하지만 추석 다음 날인 오는 25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걸 보면 이 회담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걸로 보입니다.
  •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될 것으로 긍정적 평가를 하는 분위긴데 일본은 아사히신문이 비핵화의 구체적 약속이 없었고, 이번 회담도 문 대통령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인공처럼 보였다고 긍정적이진 않은 보도를 했어요.
  • 북한 노동신문은 19일자에서 전체 6면 가운데 5면을 정상회담 소식에 할애하는 파격 편집을 선보였습니다. 1면 톱뉴스에 두 정상이 포옹하고 인민군 사열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 3장, 2면에 사진 14장을 선보였습니다. 19일자 하루치에만 정상회담 관련 사진이 38장이나 선보였을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도 정상회담 소식을 잇따라 보도했고 생중계도 했죠.

Chapter 7. 가장 중요한 건 ‘민족자주’, ‘민족자결’

  • 우리 분단의 역사가 물론 남과 북이 좌우익으로 갈라져 싸운 게 직접 원인이겠지만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인한 이유도 크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제가 지난 주말에 아주 흥미로운 글을 하나 읽었는데요. 1945년 9월 15일자로 당시 서울에 있던 베닝호프라는 미국의 정치고문이 워싱턴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글입니다. 비밀문서로 묶여 있다가 1975년에 비밀문서에서 해제됐고 이후 외부에 공개된 글이라고 하네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일본은 표면상 항복 조건을 받아들였지만 조선에서 많은 조선인들을 약탈하고, 위협하고 있다는 상황과 남한은 미군과 소련군이 상륙한 이후 일본을 몰아내고 곧바로 독립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지 못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는 내용, 정부와 공공기관에 쓸 만한 고위직들은 죄다 일본인 또는 친일파고 조선인은 하위직 말고는 없다는 것, 하지만 안정을 위해 그들을 계속 일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당시 해방 직후의 남한의 상황을 말해주는 문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독립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갈라져 다투는 사이 북에는 공산정권을 지원한 소련이, 남에는 우파를 지원한 미국이 들어서며 분단이 고착화된 거죠.
  • 얘기가 좀 겉돌았습니다만 중요한 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을 해내지 못하면서 65년간 분단된 채로 살게 됐다는 겁니다. 그 지점에서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과 평양공동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저는 평양공동선언문의 전문에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략히 읽어드리면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했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 지금의 남북관계를 통일로 연결하는 게 우리 겨레의 지향점인데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거죠. 뭔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데 좁은 보폭이 아니고 큼직큼직하게 내딛는 느낌입니다. 
  • 강원도는 지나온 분단의 65년 세월 동안 발전하지 못한 대한민국에서 사실상 유일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65년은 남북한 강원도가 가장 발전하고, 통일로 나아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스물한 번째 시간 김인성이었습니다.

취재 : 김인성

편집 : 김성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