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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15회 : DMZ

18-08-10 08: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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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DMZ(Demilitarized Zone)

  • DMZ는 비무장지대라는 뜻입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상의 결과물로 38선을 중심으로 한 휴전선이 만들어집니다. 이 휴전선의 북쪽 2km 지점엔 북방한계선, 남쪽 2km 지점엔 남방한계선이 들어서게 되고 남과 북은 이 남북 4km, 동서 248km의 구역에선 무장을 하지 말자고 합의합니다. 바로 비무장지대, DMZ의 탄생이죠.
  •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의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신경제구상 등으로 DMZ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남과 북의 경계이자 남도 북도 아닌 지점, DMZ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Chapter 2.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DMZ 그리고 강원도

  • 65년간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던,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던 공간, 지구촌 유일의 미지의 세계인 DMZ. 최근 남북간에 평화에 대한 얘길 나누고 이 모습이 실시간으로 세계 곳곳으로 전해지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슈가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히면서 그야말로 DMZ는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신경제지도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신의주-평양-서울-호남을 잇는 환황해경제벨트축과 두만강권-금강산권-동해안-부산을 잇는 환동해경제벨트축, 그리고 동서를 가로지르는 DMZ를 연결하는 접경지역 평화벨트축을 묶어 한반도를 H축을 기반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구상 자체가 굉장히 호기롭고 북한을 포용력 있게 아우르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국가들에게는 상당히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정부 전략이라고 봅니다.
  • 우린 우리의 얘기를 풀어가야죠. 강원 영동지역은 이 구상에서 동해안권 축과 DMZ의 축이 만나게 돼 굉장히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에 따로 시간을 내 이 내용만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어쨌든 DMZ를 하나의 점이나 선이 아닌 공간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점, DMZ가 두 경제 축을 연결하는 핵심 축이 된다는 점, 이로 인해 강원도의 역할도 커질 것이란 점에서 여러 가지로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한반도신경제구상의 TF에 참여했던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에게 한반도신경제구상과 강원도의 역할에 대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강원도는 접경지역 평화벨트, 환동해벨트 두 축이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원도로서는 새로운 한반도 신경제구상에서 핵심적인 그런 지역에 해당하고요.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신경제구상은 분단 체제를 양쪽의 체제는 존재하더라도 경제 협력이라는 사실상의 분단 제약을 해소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강원도에는 새로운 발전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강원도는 개발 소외로 인해서 불리한 것도 있었지만 청정지역, 힐링지역이라고 하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금은 과거와 달리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경제 발전을 추구하기 때문에 강원도 입장에서는 강원도의 분단의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동시에 강원도의 장점을 융합하는 스마트한 발전을 추구할 필요가 있고요.”

Chapter 3. 경기도의 준비는?

  •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나온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강원도보단 경기도였습니다. 파주시의 경우 7월 새 시장 취임 직후에 남북협력TF단을 꾸려 벌써 중앙정부와 논의를 시작한 사업이 제법 됩니다. 특히, 개성공단을 연계하는 거점도시로서 장기적으로 유라시아 전초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연천군의 경우 개성공단에서 직선거리로 20km 남짓한 가까운 거리에 연천평야가 있는데 산이 많은 DMZ의 일반적 특성과 달리 평지여서 개발이 쉽다는 장점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벌써 제2, 제3의 개성공단 개발을 위한 부지 선정을 끝내고 중앙정부와 의논하고 있습니다.

Chapter 4. 강원도의 준비는?

  • 철원군은 전체 DMZ의 30% 가량을 혼자 차지할 정도로 가장 넓은 DMZ를 갖고 있습니다. 철원군은 경원선 복원과 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하던 세계평화공원, 국도 3, 5, 43호선의 복원, DMZ 안에 있는 궁예도성 등 각종 문화 역사 유적지 공동 개발 같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철원과 양구가 얼마나 좋은 교통의 요지인지 한눈에 보입니다. 남북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망이 갖춰지게 되면 정말 획기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이 철원이 가장 넓은 DMZ를 갖고 있습니다만 전체의 95%가 군사보호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군과 협의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 화천군은 파로호를 통해 북한으로 가는 수로관광로를 개발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파로호를 취재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촬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드론을 띄워서 촬영했는데 얼마나 멋지던지 감탄사를 연발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만일 화천군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정말 멋진 작품이 나올 거라 기대됩니다.
  • 양구군은 국도 31호선 복원과 평화 생태 관광 시설 확충, 남북 협력 사업의 인적 교류를 위한 숙박시설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현재 조직 개편을 위한 용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인제군은 북한 내금강으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인 평화도로를 구축하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인제군은 현재 DMZ 관광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에 앞으로 차라리 생태 환경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Chapter 5. 고성군은?

  • 고성군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통일전망대와 DMZ 유일의 박물관인 DMZ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죠. 지난 6월부터는 DMZ 박물관이 무료 입장제를 시행하면서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게 주변에 함께 즐길거리가 없고, 식당가라든가 편의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는 거죠. 
  • 지난 봄에 강원도와 고성군, 그리고 군이 통일전망대, DMZ박물관과 금강산박물관의 연계 관광 상품을 마련해서 관광객들이 엄청 좋아했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하루 입장객을 80명으로 제한했었는데 이를 확대 운영한다는군요. 
  • 또, 고성군이 현재의 통일전망대 옆에 통일전망타워를 짓고 있는데 다음 달이면 완공된다고 합니다. 10월부터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까 아마 올 가을 단풍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리라 예상됩니다. 현재의 통일전망대 자리는 북한음식전문관으로 운영한다고 하는데 많이 기대됩니다. 
  • 특히, 현재의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 일대를 관광지구로 묶어서 개발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성군 말로는 상당히 진척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주차장도 추가 확보할 수 있고, 여러 편의시설과 모노레일 같은 교통편의시설을 만들 수 있게 되죠. 고성지역 DMZ관광이 상당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이라 여러 가지로 기대를 갖게 합니다. 

Chapter 6. DMZ는 개발 대상?

  • 그런데 DMZ는 과연 이렇게 개발만을 위한 대상일까요? 사실 DMZ는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공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겁니다. 실제로 이번에 국립수목원 DMZ 자생식물원이 낸 책을 보면 DMZ의 생태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참고로 이 책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 연구간행물 누르시면 PDF 파일로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이 책을 세 번 읽었습니다. 너무너무 내용이 좋은데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꼭 읽어보세요.
  • 생태뿐 아니라 여러 가지 역사유적도 그렇게 정말 잘 지켜져야 하는 곳이라고 봅니다. 사람의 손길이 65년간 닿지 않은 미지의 공간에 대한 동경심을 생각하면 그 자체가 지상 최고의 관광자원이 될 겁니다.
  •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보다는 중앙정부가 방향을 잡는 게 맞습니다. 대신 지자체와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야겠죠. 특정 지역을 개발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방향 설정은 뭔가 이상하죠? DMZ는 그야말로 그 자체가 하나의 공간이니까 사실은 공간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맞고 오히려 지금 문재인 정부의 신경제구상의 H축의 동서 횡단축인 접경지역 평화벨트. 이런 식의 공간적 접근이 좀 더 상식적이라고 봅니다. 장승재 DMZ문화원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 장승재 DMZ문화원장

“지금까지는 각 지역별로 자기 고장을 위해서 나름대로 상품을 판매하고 개발도 해왔습니다만 판문점 선언 이후엔 남북의 평화 무드, 신경제구상에 맞춰서 각 지자체별로 할 게 아니라 공동으로, 시도별로, 시군별로, 중앙부처와 관광공사 공동의 DMZ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서 세계에 알려야만이 DMZ가 홍보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게다가 300만 발 정도 묻혀 있다는 지뢰도 주목해야죠. 지금도 간혹 사고가 납니다만 DMZ와 인근 마을의 지뢰를 안전하게 제거하지 않는 이상 DMZ는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남을 겁니다. 저도 이번에 지뢰 매설지에 다녀왔습니다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일조차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제가 뉴스에서 양구의 한 산에서만 한 시간 만에 7발 찾았다고 말씀드렸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지뢰가 DMZ 전체에 묻혀 있을까요? 
  • 우리나라엔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이 법 제3조 사용 및 이전 금지 조항을 보면 국내에 보급된 표준 지뢰탐지장비를 사용했을 때 지뢰에 직접 닿지 않아도 자장효과 등으로 폭파되도록 만들어진 지뢰나 국내에 보급된 표준 지뢰탐지장비로 탐지할 수 없는 지뢰는 쓰면 안 되게 돼 있습니다. 현재 지뢰탐지장비는 지뢰의 쇠 부분을 금속탐지기로 탐지하는 방식을 쓰는데 북한의 목함지뢰나 70년대 이전에 묻은 지뢰 가운데 일부는 탐지되지 않는 지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반대로 말하면 법엔 이런 지뢰는 사용되면 안 되는 불법이기 때문에 다 제거해야 하는데 탐지장비가 없어서 제거할 수 없다는 말이 되니까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양구 전방 마을 쪽에 갔을 때 작년, 재작년에 이런 지뢰들이 폭우 등으로 유실돼 마을에서 이를 밟아 터진 적이 있다는데요.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저와 함께 지뢰를 찾았던 전문가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장 인터뷰를 들어보겠습니다.
  • 김기호 지뢰제거연구소장

“지뢰라는 건 분단과 전쟁, 갈등을 상징합니다. 지뢰가 있는 한 평화가 없습니다. 남북한이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또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이 지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평화가 없다! 왜 그러냐? 이 지뢰는 인간의 가장 기본권인, 보편적인 가치인 인권 중에서 생명권을 위협하고 인간의 신체를 파괴하고 토지와 자연의 평화적 이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 지뢰는 무조건 없어져야 되는 것이죠.”

Chapter 7. DMZ, 평화의 상징

  • 이 DMZ에 대한 지자체의 개발 계획이 활발히 나오는 것으로 보아 DMZ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평화의 생태라는 두 축을 잘 가꾸고 키우되 반드시 안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어쩌면 당연한 말씀으로 마무리를 지을까 합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열다섯 번째 시간 김인성이었습니다.
  • 취재 : 김인성

    편집 : 김성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