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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를 꿈꾸는 기자 (발꿈기) - 14회 : 아이스하키

18-08-03 13: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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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한여름의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라는 종목은 유럽이나 북미 같은 외국의 일부에서나 인기가 있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가깝게 와닿는 종목은 아닙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와 남북한 단일팀이라는 정도만 관심을 받았지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은 다른 종목들에 비해 그렇게 높았다고 할 수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분들이 꽤나 많고, 또 점점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강릉의 아이스하키 동호인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Chapter 2. 아이스하키에 대하여

  • 아이스하키는 어떤 경기일까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강릉하키센터와 관동하키센터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신 분들 계시겠죠? 또, TV 중계를 통해 경기를 보신 분들도 계실 테고,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은 북미 아이스하키리그인 NHL 경기를 즐겨보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경기 규칙을 잘 모르더라도 아마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라는 정도를 느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 아이스하키 종목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스하키는 한 팀이 6명씩의 선수로 구성되는데 20분씩 세 번의 피리어드를 치르고, 피리어드 사이엔 15분의 휴식이 주어집니다. 3피리어드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통상 20분간 서든데스 방식의, 그러니까 어느 팀이든 먼저 득점하면 이기는 연장전을 치르고요.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축구의 승부차기와 비슷한 슛아웃이란 걸 합니다. 축구의 승부차기와 다른 건 아이스하키는 중앙선에서 퍽을 몰고 와 슈팅을 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아이스하키도 더 많이 득점한 팀이 이기는 경깁니다.

Chapter 3. 아이스하키의 역사

  • 아이스하키의 역사는 얼마나 됐을까요? 아이스하키처럼 얼음판 위에서 편을 갈라 즐기던 밴디라는 놀이가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있었는데 이 놀이가 19세기 후반에 캐나다로 건너간 영국인들에 의해 전해졌고 1875년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학교 학생들이 최초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치렀다고 합니다. 이후에 캐나다에 의해 아이스하키 규칙이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야말로 우리의 태권도처럼 캐나다의 국가 스포츠라 할 수 있습니다.
  • 아이스하키는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관중 동원이나 매출의 거의 50%를 혼자 차지하는 최고의 인기 종목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당연히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많이 따는 종목 위주로 인기가 있지만 실제로 아이스하키경기의 입장권 가격이 제일 비싸죠. 특히, 아이스하키 결승전을 하계올림픽의 마라톤처럼 가장 마지막에 치르는 전통이 있을 정도로 아이스하키의 인기는 압도적입니다. 

Chapter 4. 대한민국의 아이스하키

  •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에선 1928년 일본 동경제국대학 아이스하키팀이 만주 원정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용산철도국우회 초청으로 서울에서 시범경기를 치른 게 시초라고 합니다. 1947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창립됐고요. 1960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에 가입했습니다. 1965년엔 한일 대학 친선전이 열렸고 1971년 태릉에 국제규격의 실내경기장이 신설됐습니다. 1999년 제3회 동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고, 현재 남자 대학팀 4개, 실업팀 3개가 있으며 여자 아이스하키는 1998년 국가대표팀이 창단됐습니다. 올해 10월 수원시가 국내 첫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제가 체육정보 등록 시스템을 통해 찾아봤더니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아이스하키 선수와 동호회원 등 등록된 인원이 3,052명이더라고요. 남자 2,690명, 여자 362명. 합쳐서 3,052명.
  •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등록선수만 19,000여 명에 여자 선수만 2,600여 명이라고 합니다. 아이스링크만 167곳이라고 하니 30곳 정도에 불과한 우리에 비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 때 우리와 경기를 치르기도 했던 스웨덴의 경우는 인구가 960만 명에 불과하지만 아이스하키 등록선수가 6만여 명이고요, 스위스는 등록선수가 2만 6천여 명입니다. 엄청나죠?
  • 우리나라는 3천여 명인데요. 여기에 등록선수와 동호회원이 다 포함된 수칩니다. 그야말로 걸음마 수준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데요. 이런 수준에서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키고, NHL을 경험한 한국인 백지선 감독을 선임해 동계올림픽을 이 정도나마 치를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 봅니다.

Chapter 5. 강릉실내빙상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 어쨌든 우리나라의 아이스하키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지만 제가 발꿈기 인터뷰를 위해 찾아갔던 날 본 강릉실내빙상장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놀랍게도 7살짜리 어린 아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등부 학생들이 차례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아마추어 클럽이지만 아이스하키의 기초를 배우는 학생들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최용훈 학생은 초등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는데요. 지금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아이스하키를 계속 하느냐 마느냐를 온가족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내 학교에 아이스하키 팀이 없다보니 서울로 진학해야 하고, 온가족이 다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용훈이는 운동을 하고 싶어하고 가족은 만류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사정이 참 딱했는데요. 최용훈 어린이와 어머니 권지영 님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최용훈 어린이와 어머니 권지영 님 인터뷰

“아이 혼자 다른 곳에 보낼 수도 없고 집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이가 꿈은 있지만 저희가 어쨌든 무마시켜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에요. 강원도 쪽엔 클럽이 하나밖에 없긴 하지만 해마다 두세 명 가고는 있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기러기가 돼서 아빠랑은 떨어져 생활하더라고요. 가족이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는 게 저희한테는 큰 일이다보니까 아이의 꿈을 접는 쪽으로 많이 권유를 하고 있죠. 

  • 용훈이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땠어요?

“아이스하키를 하고 싶은데 엄마가 막으니까 화나기도 하고 엄마 설득해서 하키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하키 하고 싶긴 한데 그런 상황을 보면 뭔가 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 지금 아이스하키의 기초 스케이팅을 배우고 있는데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아이스하키를 배우려는 아이들의 수가 늘었고, 계속 늘고 있다고 합니다. 도내 유일의 초.중등부 아이스하키 클럽팀인 리틀 하이원의 차봉화 감독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차봉화 리틀 하이원 감독

“스케이트를 기본적으로 배우지 않더라도 보호장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릴수록 습득력이 빠르기 때문에 3개월 정도만 기본으로 배운다고 치면 스케이트를 혼자 타거나 아이스하키를 즐기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비들이 캐나다나 미국에서 가지고 들어오게 돼 비쌌었는데 지금은 어린 아이들 장비의 경우 스케이트 포함해서 60만 원 정도면 장비를 구입할 수 있고 아무래도 4계절 운동이고 실내운동이다보니 전신운동이 돼서 몸을 쓰면서도 손과 발을 같이 활용하면서 배우는 스포츠다보니 어린 아이들한테는 다방면에 좋다고 생각되고요. 면역력이 기본적으록 강해지는 것 같고 기초체력도 좋아지는 것 같아요.”

  • 일주일에 3일 밤마다 직장인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훈련하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강릉에만 아이스하키 직장인 동호회가 3개나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게 평창 동계올림픽이 우리 사회에 남긴 하나의 유산이 아닌가 싶은데요. 강릉의 임호민 하슬라 아이스하키 동호회장과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임호민 하슬라 아이스하키 클럽 회장 인터뷰

“대부분은 아이들 시키면서 아빠들도 한번 해보면 좋겠단 취지에서 몇몇이 모여서 시작했습니다. 장비가 워낙 좋아서 장비를 입고 하면 크게 다칠 일도 없고요. 장비도 그렇게 고가가 아닙니다. 비용도 많이 안 들어서 누구라도 관심 갖고 한두 달 기초 배우면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종목입니다. 중간 기준에서 보면 130 정도면 풀세트 장비를 갖출 수 있고 한번 갖추면 길게는 10년 가까이 장비 안 바꾸고 타는 거라... 해보고 싶은 매력 있는 운동이고요. 올해같이 더울 때는 저녁시간이긴 하지만 시원한 데 와서 한 두 시간 운동하면 땀도 흘리면서 시원한 그런 장점도 있고요. 또 하나는 이곳이 야외에서 하는 게 아니라서 사계절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Chapter 6. 아쉬운 점이 많다.

  • 이렇게 강릉의 아이스하키 열기가 정말 뜨거운데요. 제가 본 초롱초롱한 눈빛의 어린 학생들이 나중에 우리나라 아이스하키계를 이끌어갈 명선수로 성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런데요. 정말 아쉬운 점이 우리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도시이면서 아이스하키 초.중.고교 팀이 단 한 개도 없다는 겁니다. 아이스하키뿐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이나 피겨, 쇼트트랙, 컬링 등 그 어떤 종목도 학교 팀을 만들어내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권택동 강릉시 아이스하키협회장 인터뷰

“빙상종목에 대한 저변 확대는 많이 돼 있는 상탭니다. 그런데 처음 엘리트 체육을 접하고나서 진학문제에서부터 벽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결국 강원도 전체로 놓고 보면 중고대학 팀이 없습니다. 엘리트 체육을 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전학을 가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현재로선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죠. 주요 인재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고. 이젠 실질적으로 저변 확대를 통해서 올림픽 유산을 보존하는 효과를 가져오려면 가장 첫 번째가 어찌 됐건 엘리트 체육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좋은 조건에서 엘리트 체육을 계속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어떻게 보면 급선무하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걸 통해서 기본이 다져져 있어야 올림픽 유산이 보존되는 거거든요. 학교 팀이 만들어지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Chapter 7. 과제

  • 꽤 오래 준비했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난 지 벌써 4개월이 훌쩍 넘었습니다. 어느 새 우리나라 차원에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동계스포츠 미래를 차근차근 가꿔나간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영동지역 초.중.고교 한두 곳에 빙상종목 팀이 신설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림픽 개최 준비를 하며 선보였던 드림프로그램처럼 우리가 우리의 꿈나무들을 위한 제2의 드림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지금까지 발꿈기 열네 번째 시간, 김인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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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 김인성
  • 편집 : 김성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