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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일 출첵하며 긁적여 봅니다.

사연과 신청곡
17-06-17 15: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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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70530_124431000.jpg
오후의 발견 게시판에 처음으로 사연 남겨봅니다.
한동안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스리님과 제작진 그리고 
오후 가족들 다 평안하시겠죠.
날씨가 아주 덥지도 않고 쾌청해서 참 좋습니다.
저는 경포 호수 한바퀴 돌고 아이스커피 마신후 사무실 왔네요.
 
처음 게시판에 짧게 글 올리며 시 하나 첨부합니다.
덧붙여 신청곡 합니다만 못 틀어주시도 괜찮습니다.
혹여 가능하다면 신청곡은 제 사춘기를 함께한 mr big의 green tinted sixties mind
 
 
가지않을 수 없던 길 / 도 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6월의 중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