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네식구 모두 늦잠을 잤고 특히나 아들녀석은 8시가 다되도록 흔들어 깨워도 꿈쩍 안하더라구요.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아이들 양치 세수시키고 옷 갈아입히고 식탁에 앉혀놓고 급히 출근준비를 하는데
눈썹을 그려야 하는데 아이브로우펜슬이 없는거에요
찾다가 못 찾아서 아이쉐도로 대충 그리고 팩트를 바르려는데 퍼프가 온통 꽃분홍 핑크색인거에요. 파운데이션 바르던 스폰지는 오렌지색... 시간은 없는데 순간 화가 나서토스트를 먹던 딸에게 "딸 엄마 화장품 만졌지?"
"아니 안 만졌어"
"그런데 이게 왜 이 모양이야"
"몰라 나 아닌데"
저도 모르게 목소리 높이고 신경질을 부렸네요
딸아이는 자기는 절대 아니라며 울며 학교를 갔고
작은녀석은 제 눈치만 살피더군요.
썬크림만 바르고 작은녀석을 유치원버스를 태우러 나가는데 "엄마 저기 있잖아 그거 누나가 안 그랬어
내가 엄마 화장대에 있던 연필로 글씨 연습하고
색깔이 예쁜게 있길래 .... 내가 그랬는데... 미안해 "하면서 쭈삣대라구요.
아침에는 목소리 높이지 않고 짜증내지 말자고 약속했건만 괜한 딸아이에게 누명을 씌우고 화를 내버렸네요.
딸 미안해. 너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먹으러가자!
딸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유리구슬"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