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저항하라" 강원 장애인 운동 대부 영면

강원지역 장애인 운동의 대부
김용섭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영면에 들었습니다.

오늘(18) 고인을 보내는 노제가 열렸는데요.

장애인 권익에 헌신했던 故 김용섭 대표의
행적을 이병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때를 놓친 3월의 눈에 바람마저 궂은 날,
투쟁 구호가 적힌 조끼만 남겨두고
한 사람이 떠났습니다.

원주와 강원도의 장애인 운동을 조직하고,
장애인 권익을 위해 헌신했던
故 김용섭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입니다.

지난 14일 생을 마감한 고인을 떠나보내기 위해
전국에서 그의 동지들이 모였습니다.

박경석 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동지, 변하지 않고 함께 투쟁한 시간,
영광이었습니다. 동지, 감사합니다"

말을 잇지 못하던 원주의 동료는
생전에 불러보지 못했던 이름으로
그를 꺼내봅니다.

최지원 활동가/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밝은 얼굴로 천국에서 만나요, 아빠.
사랑합니다"

김 대표는 2008년 원주지역 장애인과 부모들이
단합해 결성한 '원주 장애인 차별 철폐와
생존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대표를 맡아 한 달 여의 농성 끝에
장애인 예산을 쟁취했습니다.

이후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통해,
저상버스와 장애인 콜택시 도입에
앞장섰고, 강원도 18개 지역을 돌며
이동권 순회 투쟁을 조직했습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장애인 콜택시의 축소,
포괄적으로 바뀐 이용자 범위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김용섭 대표 /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0.11.16)
"어르신들이나 임산부나 일시적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이 다 포함돼서 이동을
하다보니까 이런 포괄적인 문제가 있는 거죠"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의 평생교육권 보장 활동과 이를 직접
실천한 반딧불장애인야학,

최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는 곧 권리라는
권리 중심 일자리 논의에 그가 있었습니다.

김용섭 대표 / 강원장애인차별철폐연대
(2023.5.24)
"공공 영역에서 중증장애인이 일할 권리를
인정받고 장애인이 갖는 노동의 권리를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서 보장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원주와 춘천, 강릉, 속초 등에서
장애인 인권 영화제를 개최한 것 역시
김 대표와 동료들의 손을 거칠 만큼,

장애인의 권익을 위한 곳이면
강원도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은 떠났지만 장애 해방을 향한 고인의
뜻은 남아 동료 활동가들과 시민들에게
이어질 것입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