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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에 '폭격 맞은 듯'... 5년 넘게 방치된 콘도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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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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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12-02
속초 영랑호 주변에
5년 전 발생한 산불로 불탄
펜션형 리조트 20여 채가
여전히 방치돼 있습니다.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리조트 단지인데
소송까지 뒤얽혀 철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거실 통유리가 모두 깨진 채
벽면이 뻥 뚫려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벽면 위로
천장 곳곳이 뚫려 있습니다.

다 타서 뼈대만 남은 벽걸이 TV와
에어컨 실외기는 흘러간 5년의 세월에
다 녹슬어버렸습니다.

[이아라 기자]
"불에 탄 리조트 33동 가운데 20동은
이렇게 2019년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2019년 4월 산불로 속초 영랑호 주변의
콘도형 리조트 27동이 다 타버렸고,
6동은 일부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관리위탁 계약 상 운영을 맡았던 한 대기업이
지난 2022년 자신들의 소유 건물 등
13동을 철거했습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20동은
하나의 건물에 소유권자 7명 가량이나 돼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해안 경관 명소인 영랑호에
흉물 단지가 5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정대용/ 속초 시민]
"볼 때 마다 빨리 철거해가지고 지역 관광객이 많이 와서 여기 경제 활성화도 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속초 시민은 다 답답해해요"

속초시는 대표 관광지인 영랑호 주변을
하루빨리 정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행법상 공유물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지난 1983년 분양이 시작된 61동의 리조트는
30여 년간 4번의 운영업체 변경을 거쳤고,
소유자 사망과 상속 등으로 이어지며
지분 관계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김명주/ 속초시 관광정책 담당]
"개인 재산권과 관계된 부분이라, 그분들이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을 보상 받기 전에는 철거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의견이 그랬습니다."

소유권자 200여 명 가운데 129명이
2019년 속초 산불과 관련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해,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소유자 간 협의와
공탁 등 절차 진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철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