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부교 철거 찬반 논란 속 '첫 민간 생태조사'

속초 영랑호 부교 철거 문제를 놓고
주민들의 찬반 논란은 여전합니다.

부교의 경제적 효과,
그리고 부교로 인한 생태 변화를 놓고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 부교 설치 이후
영랑호 물속 환경을 들여다보는
민간 생태조사가 처음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동행취재했습니다.

장비를 든 스킨스쿠버 다이버들이
영랑호에 모였습니다.

영랑호 수중 생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한
설악권 주민들입니다.

호수 속 생태 환경을 카메라에 담고,
바닥 진흙이 쌓인 갯벌과 호수 물을 채취할
장비도 챙겼습니다.

김경혁
/ 한국해양구조협회 강원북부 협회장
"표층 시료를 채취하고, 그다음에 여기 보면
돌 자갈 들어가 있는 게 하층 시료
채취하시는 거예요."

부교가 설치된 영랑호 중류 부근

다이버들은 바닥까지 내려가
영랑호 수중 상태를 확인합니다.

최대 수심은 4m, 수온은 30도로
부교 하부 콘크리트 구조물에는
높은 수온에서 잘 자라는 유령멍게가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물에 떠 있는 부교 구조물 밑으로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구간.

구조물 아래에는
바다에서 들어온 벵에돔과 전갱이 치어가
떼를 지어 헤엄칩니다.

가끔 어린 감성돔도 보입니다.

부교를 고정시키는 와이어 줄과 콘크리트에는
죽은 굴과 홍합 껍데기가 가득합니다.

바다에 사는 굴과 홍합은
바닷물에 밀려 들어왔다가
상류에서 민물을 만나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관광객 발길이 잦은 만큼
쓰레기가 있을까 치우러 들어간 주민도 있는데
특별히 눈에 띄는 쓰레기는 없었습니다.

서일민 / 한국해양구조협회 회원
"지금 이 부분은 약간 담수와 해수가 교차하는
그런 지역 같아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통행하는 관광지인데, 쓰레기 깡통 하나
없어요."

채취된 호수 물과 갯벌은
경동대학교 해양심층수 학과 연구소로 옮겨
성분과 염도 등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철거냐 존치냐 논란 속에
조사에 참여한 한 속초시의원은
다른 해법을 내놨습니다.

[김명길/ 속초시의회 의원]
"시설물이 설치된 이후에 이 시설물 설치를 개선, 또는 구조를 조정을 해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용역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채취한 시료의 성분 분석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전망입니다.

[이아라 기자]
"한국해양구조협회 회원들은 앞으로 분기별로
영랑호 생태조사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