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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⑨]피의자 조사도 안 한 경찰... "수사관 직무유기?"

보도특집,동해시,뉴스리포트
2024.08.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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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8-06
 
 
동해시의 한 쓰레기 처리업체에서
근로자의 월급을 착복하고
특정 노조원을 탄압하는 등 물의를 빚은
사건에 대해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월급 착복에 대한 경찰 조사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노동자 고 전용오 씨의
진술 조서를 확보해 수사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경찰은 전 씨의 진술만 듣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외면한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이아라 기자입니다.

업체로부터 매달
월급 백만 원 안팎을 착복당한 고 전용오 씨.

전 씨는 사망 19일 전인 지난 5월 14일,
동해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전 씨의 진술 조서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전 씨는 이 자리에서
"월 급여 실수령액은 4백만 원 정도"라고 진술했습니다.

급여 통장과 계좌 비밀번호, 도장 등을
회사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서도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체 대표가 전 씨의 통장에서 멋대로
돈을 출금해 임의로 이용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합니다.

전 씨는 경찰에 왜 이런 진술을 했을까?

이번에는 업체 대표와 전 씨의
통화내역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업체 대표와 고 전용오 씨 통화 녹취]
"업체 대표: 돈 받았냐,
이러면 받았다고 얘기해 주셔야 됩니다.
고 전용오 씨: 아 예예예
업체 대표: (매달 차액이) 100만 원 정도 다 나오는 것 같은데.
일단 가불한 걸로 갑시다. 어쩔 수 없네.
이거 빠져나가려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네."

업체 대표는 여러 차례 전 씨에게 전화해
'허위 진술'을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 전용오 씨 딸]
"저희랑 밥 먹으면서도 사장한테 전화가 계속 수시로 왔었어요.
(돌아가신 뒤) 통화내역 떼보니까 거기도 사장 전화..."

결국 6개월 뒤 전 씨는
대표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해경찰서는 "참고인이었던 전 씨가
피의자인 업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을 원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커지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경찰이 급여내역 등의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른 근로자 진술을 받고
업체에 월급 이체 내역을 요구하는 등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전 씨가 업체 대표의 지휘 감독을 받는 만큼
마음을 바꿔 허위진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류재율/ 변호사]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으면,
그것은 직무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방임이나 포기를 한 걸로 판단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부실 수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담당 수사관이 직무유기죄나 허위공문서 작성죄가 될 여지가 커 보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그래픽 양민호, 영상취재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