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뉴스투데이 오전 7시 30분
930뉴스 오전 9시 30분
5시 뉴스와 경제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뉴스투데이 오전 7시 30분
930뉴스 오전 9시 30분
5시 뉴스와 경제 오후 4시 55분
뉴스데스크 오후 8시 20분
  • NEWS
  • 지역별 뉴스
지역별 뉴스

[연속기획⑨]피의자 조사도 안 한 경찰... "수사관 직무유기?"

보도특집,동해시,뉴스리포트
2024.08.06 20:30
1,134
0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 방송일자
    2024-08-06
 
 
동해시의 한 쓰레기 처리업체에서
근로자의 월급을 착복하고
특정 노조원을 탄압하는 등 물의를 빚은
사건에 대해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월급 착복에 대한 경찰 조사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노동자 고 전용오 씨의
진술 조서를 확보해 수사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경찰은 전 씨의 진술만 듣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외면한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이아라 기자입니다.

업체로부터 매달
월급 백만 원 안팎을 착복당한 고 전용오 씨.

전 씨는 사망 19일 전인 지난 5월 14일,
동해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습니다.

전 씨의 진술 조서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전 씨는 이 자리에서
"월 급여 실수령액은 4백만 원 정도"라고 진술했습니다.

급여 통장과 계좌 비밀번호, 도장 등을
회사에 보관한 이유에 대해서도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체 대표가 전 씨의 통장에서 멋대로
돈을 출금해 임의로 이용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합니다.

전 씨는 경찰에 왜 이런 진술을 했을까?

이번에는 업체 대표와 전 씨의
통화내역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업체 대표와 고 전용오 씨 통화 녹취]
"업체 대표: 돈 받았냐,
이러면 받았다고 얘기해 주셔야 됩니다.
고 전용오 씨: 아 예예예
업체 대표: (매달 차액이) 100만 원 정도 다 나오는 것 같은데.
일단 가불한 걸로 갑시다. 어쩔 수 없네.
이거 빠져나가려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네."

업체 대표는 여러 차례 전 씨에게 전화해
'허위 진술'을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 전용오 씨 딸]
"저희랑 밥 먹으면서도 사장한테 전화가 계속 수시로 왔었어요.
(돌아가신 뒤) 통화내역 떼보니까 거기도 사장 전화..."

결국 6개월 뒤 전 씨는
대표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해경찰서는 "참고인이었던 전 씨가
피의자인 업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등을 원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커지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경찰이 급여내역 등의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른 근로자 진술을 받고
업체에 월급 이체 내역을 요구하는 등
추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전 씨가 업체 대표의 지휘 감독을 받는 만큼
마음을 바꿔 허위진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류재율/ 변호사]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으면,
그것은 직무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방임이나 포기를 한 걸로 판단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부실 수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담당 수사관이 직무유기죄나 허위공문서 작성죄가 될 여지가 커 보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그래픽 양민호, 영상취재 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