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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산업의 상징 '장성광업소', 88년 흥망성쇠의 기록

추천뉴스,태백시,뉴스리포트
2024.07.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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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7-25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태백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끌었고
이후 정부의 정책으로 쇠락해 갔던
폐광지역의 삶과 눈물이 담긴 장소이기도 합니다.

장성광업소의 어제와 오늘,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홍한표 기자가 담아 봤습니다.

20년 동안 광부로 일하던 김영문 씨.

매일 같이 입던 작업복을 갈아 입고
오늘도 일터로 향합니다.

하지만 오늘 그의 손에는 곡괭이 대신
마이크가 들려 있습니다.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이었던
장성광업소의 역사에
고별을 기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영문 / 전 장성광업소 광부]
"칠흑같은 어둠, 숨이 턱턱 막히는 지하,
땀에 절어 붙은 작업복의 탄 가루는 천근만근이
되었고, 그 막장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며
견딜 수 있었던 건 선배, 동료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936년 일제 강점기 때 문을 열어
88년 동안 우리나라 석탄 산업의 상징이 됐던
태백 장성광업소.

[이용규 /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장]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서
탄광들이 개발되기 시작됐고, 그러면서
수도권으로부터 이쪽에 각종 철도들이
부설되기 시작한 거죠."

석탄 산업이 호황이던 70년대
한 해 무연탄 생산량은 230만 톤에 달했고,
종사자는 5천 명을 넘었습니다.

[정연수 / 탄전문화연구소 소장]
"장성광업소는 대한민국 석탄 산업을 이끈
핵심 지역이고요. 장성광업소가 있었기에
태백시를 만들었죠."

하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석유와 가스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결국 조기 폐광됐습니다.

장성광업소의 폐광 이면에는
우리 시대의 삶과 기쁨, 눈물이 담겼습니다.

지하 막장에서의 고된 노동으로
가족을 건사했던 가장들의 뭉클한 삶,

부실한 안전시설의 열악한 갱도에서
탄광 사고로 사망한 광부들은

이름 석자만 남은 4,118개의 위패로
순직산업전사위령탑에 모셔져 있습니다.

[강귀순 / 순직 광부 유가족
"다녀오세요 하니까 어 하고 나갔는데 아침에.
소식이 왔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잖아요."

광부들은 험준한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 정선의 동원탄좌를 중심으로
작업현장과 처우 개선을 위해 일어났던
사북항쟁.

이렇다 할 대체산업 준비 없이 발표한
석탄산업합리화정책에 광부들은 투쟁했고,
폐광지역개발촉진특별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역사적 토대를 배경으로
장성광업소의 가치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되살려야 할까요?

조금 뒤 저녁 9시부터 1시간 동안
MBC강원영동 특집 다큐멘터리
<사라져가는 기억 장성광업소>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MBC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김종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