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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①]왜 월급 명세서가 2장이지?

추천뉴스,보도특집,동해시,뉴스리포트
2024.07.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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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7-17
 
 
동해의 한 생활폐기물, 
이른바 쓰레기 처리 업체가
매달 노동자의 급여를 
백만 원가량 착복해 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노동자는 지난달 사망했고,
유족은 아버지가 남겨놓은 증거로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년 10월 입사한
동해시 쓰레기 처리 업체에서
운전 업무를 담당했던 전용오 씨.

그러던 지난 6월
전 씨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유품을 정리하던 가족이
노란 월급 봉투 뭉치를 발견했습니다.

[고 전용오 씨 딸]
"너네가 모르는 게 있어.
그래서 뭔데? 그냥 많이 떼가.
아빠 월급 많이 못 받아.
이 정도까지 심각한지는 몰랐어요.
이걸 발견하기 전까진."

2021년 12월분부터 월급 명세서를 모아놨는데,
2023년 9월까지 매달 두 장씩 발견됩니다.

390만 원짜리 월급 명세서와
290만 원짜리 월급 명세서.

같은 달 월급 명세서인데 왜 차이가 날까?

월급 통장을 보니
매달 초 전 씨 통장에 390만 원이 입금되고,
이후 월급 전액이 출금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매달 초 업체는 동해시에
'보고용' 월급 내역을 만들어 제출하고,
차액만큼 다시 가져간 것으로 의심됩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회사 대표와 전 씨의 통화 녹취 파일에는
이같은 정황이 엿보입니다.

[업체 대표과 고 전용오 씨 통화 녹취]
"업체 대표: 돈 받았냐,
이러면 받았다고 얘기해 주셔야 됩니다.
고 전용오 씨: 아 예예예
업체 대표: (매달 차액이) 100만 원 정도 다 나오는 것 같은데.
일단 가불한 걸로 갑시다. 어쩔 수 없네.
이거 빠져나가려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네."

전 씨의 월급 통장 내역을 보면,
입사 초기인 2020년 12월 무렵부터
3년가량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2023년 10월 노조가 경찰에 신고한 뒤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이같은 회사의 월급 착복은 멈췄습니다.

하지만 이후 더 큰 고통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춘 한국노총 강원도 위원장]
"(전 씨가 찾아와서) 입사할 때 통장, 도장, 비밀번호를 제시하고,
그 월급을 경리가 타다가 일부 떼고 일부만 지급한다.
거기에 대해서 너무 억울하고..."

[김태윤/ 업체 노조 지부장]
"고용의 불안도 많이 느꼈죠. 징계 먹인다,
징계 사유가 '직장 내 기밀 누설' 그런 걸로 징계위원회.."

전 씨는 회사로부터 압박을 느낀 탓인지,
올해 5월 14일 경찰서에 출석해
"부당한 처우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19일째 되는 6월 2일,
전 씨는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고 전용오 씨 딸]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아빠께서는 저희한테,
사실대로 얘기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냐.
저희는 무조건 사실대로 얘기해라.
아빠는 근데 그러면 일자리 잘리면 뭐 먹고 사냐..."

직원 월급 착복과 압박이 사실인지
취재진은 업체 대표를 직접 만나 입장을 물었지만
대표는 답변을 피한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업체 대표]
"(대표님 월에 백만 원 정도씩 착복한 사실은 인정하시는 거예요?)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나가시라고.
근데 안 나가시니까 제가 나갈게요.
(착복한 사실은 인정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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