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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역사 뒤로 하고... 국내 최대 '장성광업소' 폐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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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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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6-28
국내 최대 탄광이자 태백의 마지막 광산이었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오늘 문을 닫았습니다.

88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국내 최대 탄광이 폐광하면서
국내에는 이제 삼척에
2개의 탄광만 남았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1936년 일제강점기 때 문을 연
태백 장성광업소.

1950년 대한석탄공사가 창립해 운영한 이후
현재까지 석탄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석탄이 한창 쓰인 산업화 시기에는
직원 5천여 명에다
연간 228만 톤이라는
국내 최대 석탄 생산량을 기록했습니다.

석탄공사가 전국 9개 탄광에서
그동안 생산한 석탄의 절반인 9천4백만 톤을
장성광업소에서 캐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단계적 폐광조치로
지난해 전남 화순광업소에 이어

오늘(28일) 88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았습니다.

[김인수 / 석탄공사 사장 직무대행]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산업 역군이었습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주신 여러분 스스로와 동료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수 십 년을 일했던 직장을 떠나는
아쉬움과 그리움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김진희 / 장성광업소 광부]
"막상 문을 닫으니까 그동안 힘들었던 게
많이 생각나고, 조금 미안하게 했던 것도 생각나고 여러모로..."

이제 다시는 들어갈 수 없는
지하 탄광의 입구 앞을 서성이며,

사고로 다치거나 숨진 동료들을 떠올리면서도
퇴직 후 막막한 현실도 걱정입니다.

[김영문 / 장성광업소 광부]
"현실적으로 이 회사가 닫게 되면 4백여 명
실직자가 생길 텐데 바로 이직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대책이 너무 없었다."

폐광일 기준으로 장성광업소 직원은 416명,
이 가운데 84명만 남아
갱도에 찬 물을 관리하는 광해관리와
무연탄 재고분 출하업무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남은 3백여 명의 퇴직 광부들은
일자리 구하기도 녹록지 않습니다.

장성광업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퇴직 광부들의 취업과 복지를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최인강 / 대한석탄공사 노조위원장
"산재보험 보상이 끝난 이후에 단순 노무를
할 수 있는 것들을 시와 강원도, 정부에 문을 열어서 경제적인 궁핍에서 헤어날 수 있도록"

석탄공사의 마지막 탄광인 삼척 도계광업소도
1년 뒤에는 문을 닫게 돼
이제 삼척의 민간 탄광 1곳만 남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부른 '광부의 노래'가
슬픔의 넋두리가 아닌
희망가가 되기를 광부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