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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흘 뒤에는 폐광, 사진으로 보는 탄광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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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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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6-21
태백 장성광업소의 폐광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채탄 작업은 이미 중단됐습니다.

폐광의 아쉬움 속에서 탄광과
광부들을 위로하고 기억하는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수면보다 375미터 밑으로 내려간 탄광의
막장,

힘든 작업을 잠시 멈추고
동료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던 지하 갱도는
폐광을 앞두고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됐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수직 엘리베이터 담당 직원부터,
채탄작업 맨 앞에 섰던 채탄부와
캐낸 석탄을 나르는 광부들로 붐볐던
탄광 입구는 적막감만 감돕니다.

함께 일했던 광부들은
이제 사진속에서만 환하게 웃을 뿐
함께 만날 날을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김준송 / 장성광업소 31년 근무
"수갱부(수직갱도) 전체 그동안 고생했다고 가족같은 기념 촬영을 한 겁니다. 우리 막장 사람들이나 모든 사람들이 케이지를 타야만 지하 채탄장으로 갈수 있어요."

광부 일은 부모에서 자식에게로 이어진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었고,
한 집안의 형제들이
가정을 지킬 수 있었던 버팀목이었습니다.

김영문 / 장성광업소 채탄광부
"IMF로 생활이 힘들어지니까, 먹고 살기 위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죠. 큰형님 제일 먼저
그다음에 작은형님, 2001년에 제가 광업소들어온 거죠. 사진보면서 내가 이렇게 일을 했구나 가슴이 뭉클해지죠."

1950년 대한석탄공사가 창립되면서
70여 년 동안 1억 5천만 톤의 석탄을 생산했던 장성광업소가 열흘 후면 문을 닫습니다.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었던 탄광 곳곳은
사진 전시실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장성광업소의 광업권이 유효한
이달 30일까지입니다.

현직 광부 본인이 탄광에서 일하며
30년 넘게 동료들을 찍으며 기록한
장성광업소의 생생한 모습과
광부들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전제훈 / 광부 사진작가
"이번 전시는 특별히 퇴직 광부들을 위한 전시이다 보니까 현장에서 하고 싶어서, 단체사진, 그룹사진, 개인 프로필 등 전반적으로 퇴직할 당시에 416명 전원을 찍어서... "

삼척의 폐교한 중학교에서는
폐광을 1년 앞둔 석탄공사 도계광업소와
도계지역을 주제로 한
예술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이종헌 작가
"도계광업소가 내년에 문을 닫게 되는데,
의미를 둬야겠다는 생각에서 점점 소멸해 가는
도시를 막을 수 있는 방법, 다른 각도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탄광의 빈자리를 이제는 무엇으로 채울지
기억과 기록들이 묻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