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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도 못 쓰는 지방소멸대응기금

일반
2024.06.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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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6-20
2년 전부터 정부가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매년 1조원씩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춘천과 원주를 제외한
모든 시군이 받고 있지만,
문제는 집행률이 저조하다는 겁니다.

나금동 기자가 보도합니다.

화천 신읍리 축구장 하나 정도 크기의
6천 제곱미터 땅입니다.

작년 9월 화천군이 매입한 군유지인데
잡초가 어른 키만큼 자라 있습니다.


화천군이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설
부지입니다. 보시다시피 풀만 무성해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년 인구를 늘리기 위해 이곳에
공공임대주택 70가구를 지으려 했습니다.

2022년부터 2년간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 160억 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또, 사내면에 커뮤니티센터를 짓기 위해
2년간 50억 원의 기금을 받았지만
집행률이 0.9%에 그쳤습니다.

최인환/화천군 교육복지과장
"저희 아이들한테 또 학부모님들한테
더 좋은 서비스를 주기 위해서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받아놓고
제대로 못쓰는 건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원과 화천, 홍천 등 인구감소지역 12개 시군은
43개 사업에 732억 원, 관심지역 4개 시군은
12개 사업에 66억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인구감소지역의 기금 집행률은 36%,
관심지역의 집행률은 28%로,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홍성기/강원도의원
"많은 것을 계획을 세워서 집행을
하다 보니까 쪼개기식 예산이 아니겠느냐..."

전문가들은
행정안전부가 계획 단계부터 집행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윤정/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
"충분히 계획되지 않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여기에 대해서 평가를 받아서 배분을 받는
행정안전부의 기금운영방식 자체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또, 부서간 칸막이를 없앤 행정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서정민/지역순환경제센터장
"(사업을) 왜 하는가 하는
지자체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안 된 지자체들이 많다는 겁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을 맡은
부서의 업무처럼 일이 추진되는 경우가 있는 거죠."

세수 감소로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받고도 못 쓰는 돈이 쌓여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나금동입니다.(영상취재 김유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