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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해안 개발 걱정'

양양군
2024.06.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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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6-18
 
 
바다와 나무 숲이 어우러진 양양 낙산해변에
해송, 일명 바다소나무를 베어내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대규모 숙박시설이 차례로 들어서자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서인데,
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양양 낙산해변의 바다소나무 숲입니다.

300미터 넘는 산책로를 따라
반듯하게 잘린 나무의 밑동이 보입니다.

주변에는 뿌리째 뽑힌 나무가 뒤엉켜 있습니다.

김연미 / 관광객
"너무 흉물스럽고요. 너무 안타까워요.
예쁜 나무가 베어진다는 게..."

양양군이 일대 도로를 4차선으로 넓히겠다며,
바다소나무를 제거한 겁니다.

[이준호 기자]
"나무 밑동에는 보시는 것처럼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 일대에 베어진 나무는
모두 90여 그루로 추산됩니다."

나머지 170여 그루는 다른 곳에 옮겨 심었는데,
주민들은 생태계 훼손이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최정진 / 양양군 주민
"저런 나무들을 하루아침에 벤다는 거는
누가 봐도 뭔가 행동이 잘못됐다."

양양군과 공사 업체는 모든 나무를 베지 않고
최대한 많이 옮겨 심으려 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소나무 숲 아래에 지중화 전선 등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합니다.

공사 업체 관계자 (음성 변조)
"우선 지장물도 있었지만 (뿌리가) 겹쳐 있는
부분들 같은 경우라도 본을 뜨기가 힘들고..."

결국 소나무를 베면서
환경 훼손 논란이 일고 있지만
양양군은 도로 확장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주변에 30층을 넘나드는 숙박시설
10여 곳이 차례로 들어서 교통량이 많아진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픽]
"그런데 양양군은 소나무를 베며
도로 확장을 하는 것 외에 대안을 찾는 게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주변 사유지를 매입해 도로를 넓히면 좋겠지만
최근 땅값이 올라 이 방법은 힘들다는 겁니다."

환경단체는 양양군의 이런 결정을 비판합니다.

낙산해변 일대가 2016년 도립공원 해제로
개발 빗장이 풀린 이후
환경 보호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아
이런 논란이 생겼다는 겁니다.

박은정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관광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이 될지 안될지 고려하지 않고
소나무 숲도 필요하면 베어버릴 수 있고...“

취재가 시작되자 양양군은
도로 확장 공사 나머지 구간은
나무 벌채를 최소화하며 공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