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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옷날은 '탄광사고 사망자 위로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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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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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6-10
 
탄광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단옷날에
탄광의 산신을 모시고,
탄광 사고로 숨진 광부들을 기리며
유족의 아픔을 위로해 왔습니다.

이번 달 문을 닫을 예정인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처음으로 외부에 단오행사를 공개했는데,
특색있는 민속 향토문화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단옷날 새벽 4시,

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20여 명이 산으로 올라갑니다.

잠시 후, 재단이 차려진 산신각에 도착하자,
태백산 산신에게 축문을 읽고,
광업소 임직원들이 절을 합니다.

"갑진 오월 신축사, 감사 기원 제배 봉행~ "

80여 년 전, 장성광업소가 문을 열면서부터
매년 단옷날 해오던 행사인데,
이번 달 폐광을 앞두고 마지막 산신제를 봉행하게 됐습니다.

오대현 석공 장성광업소장
"회사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지하에서 일하는 위험이 많은 작업장이다 보니까,
매년 단옷날 때 산신에게 무사안일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날이 밝아오자, 탄광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을 기리는 위령재가 이어집니다.

희생자들의 이름이 모두 불려지고
탄광의 동료들과 유족들이 위패 앞에 헌화하며 절을 합니다.

석탄공사 장성광업소는 창립 시점부터
장명사라는 절을 지어  탄광사고 희생자들을 기려왔는데,
현재까지 이곳에 모셔진 위패만 1,014위입니다.

위령재는 석탄공사가 주최하고,
유족과 사찰 신도들이 봉사로 지내왔지만,
폐광을 앞두고 위령재의 앞날은 불투명합니다.

퇴우 정념 조계종 제 4교구장 스님
"80년이 됐다는 건 대단한 역사요 문화로서
우리지역에 자리잡은 겁니다. 그 문화를 더 잘 계승하고."

단오 위령재는 광업소마다 지내오다
폐광으로 명맥이 끊어지고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오 문화권에서
독특하게 자리잡은 탄광지역 행사를 연구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김도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
"돌아가신 분들, 살아계신 분들이 어울려서 축제를 하는
그런 전통을 바로 탄광 위령재로 계승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탄광지역에서는 단옷날 오후,
1년 중에 가장 큰 체육대회를 열어
주민 화합과 놀이 문화도 즐겼습니다.

이제 곧 문 닫을 태백지역 탄광이
간직하고 있는 전통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되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