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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개두릅', 봄 사라지며 '자라도 너무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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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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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4-17
 
 
봄철 별미죠?

엄나무 새 순 일명 '개두릅'은
진한 향과 특유의 쌉쌀한 맛에
봄철에 잠시만 수확할 수 있어
귀한 식재료로 이름나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초여름 날씨에
개두릅 생장이 급격히 빨라지면서,
농가가 수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엄나무 순, '개두릅'을 다듬고 있습니다.

공기에 조금만 오래 노출돼도
금세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다섯 식구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작업하며
채취부터 배송까지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경남/ 개두릅 재배 농가
"일주일 안에 모든 게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식구들끼리. 삼부자가 열심히 따고
저는 포장만 하고 그러고 있어요. 저희 어머니는 밥 담당."

그런데, 지난주부터
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개두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개두릅 잎은 새순일 때 상품성이 좋고
더욱 자라 모두 펼쳐지게 되면
판매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일부 농가는 새벽에 한 차례 채취하고,
낮 동안 자란 개두릅을 오후에 또 한 차례,
두 번씩 채취하기도 합니다.

손병두/ 개두릅 재배 농가
"날씨가 기후가 이래가지고 굉장히 힘이 들어요.
추웠다가 따뜻하다 이래야 되는데 원래 봄날씨 그렇잖아요,
근데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잖아요. 한꺼번에 지금 (작업해야 해서)"

[이아라 기자]
"이렇게 엄나무 가지 끝에 새순이 올라오고,
보통 열흘 뒤면 채취할 수 있는데요.
올해는 닷새로 시기가 당겨졌습니다."

보통 이 맘때부터 개두릅 채취가 시작되는데
올해는 지난 주말부터 시작해
벌써 한 해 수확량 20톤의 절반인
10톤이나 새 순을 채취했습니다.

손주훈/ 강릉시농업기술센터 과수특작담당
"올해 봄철 저온 현상 후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일부 해안지역 및 평지 지역의 엄나무가
동시에 수확 시기에 도달하여..."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5년 만인 오는 20일부터 계획했던 개두릅 축제도

너무 빨리 커버린 탓에
자칫 새 순 없는 축제가 될지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최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