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령 터널 임시개통..영주·충북·강원 연결

소백산 동쪽인 경북 영주의 마구령 터널이
첫 삽을 뜬 지 무려 8년 만에 임시 개통했습니다.

이 지역과 인접한 충청북도,
그리고 강원도 남부권에서
경북지역으로의 접근성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굽이굽이 휘어진 산속 외길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해발 800미터, 소백산 동쪽 자락의
험준한 고갯길 '마구령'입니다.

영주시 부석면에서도 차로 꼬박 30분을 달려
산고개를 넘으면, 같은 영주 지역이지만
외따로 떨어져 있는 마을, 남대리가 나옵니다.

강원도 영월, 충청북도 단양과 바로 인접한
3도 접경 마을인 겁니다.


"그동안 영주 남대리 주민들에게는 험한 산길로 40분이나 달려야 갈 수 있었던 영주시내보다는 강원도 영월, 충청북도 단양이 보다 일상적인 생활권이었습니다."


영주시내로 가는 길도 위험하고 눈, 비가 오면
고갯길이 폐쇄되기 일쑤였던 터라
마구령을 관통하는 터널 건설이
남대리의 숙원사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소백산맥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3km 길이의 마구령 터널이 임시 개통됐습니다./

지난 2016년 첫 삽을 뜬 지 8년 만입니다.

영주 단산면과 부석면을 잇는 도로 선형 개량
사업을 포함해 모두 10.5km 구간에
1천 2백억 원이 넘는 국도비가 투입됐습니다.

남대리에서 영주시내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70분에서 40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박충열 / 영주 남대리 이장
"진짜 (터널이) 뚫렸다는 게 진짜 제 마음이 확 뚫린 그런 기분이었어요. 자장면이라도 한 그릇 먹으려 하면 강원도나 충청도로 가서 먹어야 하니까. 이제 앞으로 가까운 데, 우리 영주로 나가서 식사도 해야 하고..."

남대리와 붙어있는 강원도 영월군 주민들도
새 터널을 통해 강원도로 오는
남부지방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며
개통 소식을 반겼습니다.

박해원 /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제가 여기 살면서 부석장을 많이 봤거든요. 걸어서 곡식 짊어지고 가서 팔고 오고 그랬는데 이제 터널 되면서는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지. 앞으로 경북에서 이리로 많이 넘어올 거예요."

기존에 사용하던 마구령 옛길은
콘크리트 철거와 성토 등
백두대간 생태 복원 작업에 들어가면서
역사의 흔적으로만 남게 됩니다.

마구령을 넘어 시장을 가고 학교에 다녔던
주민들은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옛 마구령을 추억했습니다.

이정춘 / 영주 남대리
"걸어서 2시간 반을 가서 부석면에 가서 장을 보고 자장면 한 그릇 먹고. 재가 없어진다니까 어제 솔직한 말로 동네 분들은 몇 분 우시기도 하고. 다니던 길이 영원히 폐쇄돼서 다시는 못 다니잖아요, 이제는."

경상북도는 오는 5월 충청북도, 강원도 등
인근 지자체와 함께
마구령 터널의 정식 개통식을 열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 차영우, 그래픽 : 황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