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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특집

[교육기획②]학령인구 감소가 지역 소멸로...빈자리 채우는 유학생

추천뉴스,보도특집,뉴스리포트
2024.03.1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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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3-19
 
 
학령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로 인한
교육 현장의 위기와 대책을 점검하는
연속 기획보도 두 번째 순서입니다.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도내 대학들도 학생들을 채우지 못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학생들이 점점 줄고
젋은 청년층이 지역을 떠나면서
교육 현장은 물론 관광과 서비스업 등
지역 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는데요.

이아라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줄지어 선
벚나무 가지마다 꽃봉오리가 하나둘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열흘 뒤면 팝콘 같은 벚꽃이 만개해
관광객 맞을 준비를 해야 하지만,

주민들은 15년째 이어온 '벚꽃축제'를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아라 기자]
"주민들이 농산물을 판매하며
상도문마을 벚꽃축제를 주도했지만
이제 더 이상 축제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강원 동해안에서 축제를 없애는 건
지역 존립과 직결되는 이야기지만,

청년 인구 유출로 인한
고령화 파도가 축제 폐지를 부추겼습니다.

============(화 면 전 환)============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석탄도시 태백의 사정은 더 어둡습니다.

올해 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조기 폐광을 앞두고 있어 걱정이 큰데,

최근 태백의 유일한 대학인 강원관광대가
'자진 폐교'를 결정했습니다.

매년 신입생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그동안 강원관광대는
극단적인 자구책을 펼쳐왔습니다.

2020년부터는 학교 정체성을 버리고
그나마 학생을 모을 수 있는
간호학과만으로 유지해 온 겁니다.

하지만 학사 운영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지역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29년 만에 '자진 폐교'를 선택했습니다.

태백 주민들은 이제
젊은 청년들을 보기 어려워진데다

폐광 이후,
지역의 작은 희망으로 기대를 걸고 있던
대학마저 문을 닫게 됐다며
'지역 소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지역에 유일한 고등교육 기관인데 대학이 폐교되고,
또 장성광업소도 6월이면 폐광하게 됩니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지역 경기가 점점 쇠락하고 있기 때문에..."

3년 전, 고성 경동대학교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2019년 이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은
정원 161명을 모두 채워 100%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2년 뒤 모집 인원을 4분의 1로 줄여야 했고,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다시, 1년 만에 대학은 내국인 신입생을 단 1명만 뽑겠다는
모집 요강을 공지했습니다.

우리나라 젊은 청년층이 떠난
빈자리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웠습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학생이
7백 명에 가까워지며,
학교는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전타망 / 경동대학교 글로벌캠퍼스 2학년
"경동대학교에서 우리는 스마트컴퓨팅 배우고 있어요.
여기 학교 끝나면 속초시장 가서 아르바이트 서빙하고 있어요."

노인인구 비율이 32%가 넘을 정도로
고령화된 고성지역의 주민들은
"한숨 돌렸다"는 반응입니다.

과거에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유학생들이 지역을 채워줘
다행스럽다고 말합니다.

김일용 /고성군의회 의장
"고성군 사업체들 입장에서
인력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유학생들의 소비활동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고,
고성을 홍보하는 홍보대사 역할도..."

지난해 기준 강원도 인구는
152만 7천 명대로, 1년 전보다 8천여 명 줄었습니다.
아이가 줄고 학생들이 사라지는 강원도.

텅 빈 학교가 늘어날수록, 지역 소멸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 그래픽 양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