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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전의 아픈 상징 '무장공비 잠수함' 20년 터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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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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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3-14
1996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우리나라에
침투할 때 썼던 잠수함이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에 전시돼 왔는데요.

20년 동안 7백만 명 넘는 관람객들이 찾은
이 잠수함이 정동진에서 해군1함대로 이전합니다.

이준호 기자가 예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1996년 9월 18일,
강릉 안인항 인근 앞바다.

암초에 걸려 좌초된 잠수함에
검은 보트가 다가가 수색을 시작합니다.

대통령을 암살하려 남한에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 26명이 탔던 잠수함입니다.

이진규 / 강릉 무장공비 신고자(지난 1996년 9월)
"불에 비치는 이상한 두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그냥 지나치려고 해도 두 사람 옷이 똑같았고..."

거대한 크레인이
35미터, 280톤 크기의 잠수함을 끌어 올립니다.

혹시나 훼손될까 18시간 넘게 작업해도
잠수함 규모가 워낙 커서
예인 작업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1996년 당시 무장공비 잠수함인데
곳곳이 녹슬고 부서진 채
바다가 보이는 강릉시 정동진 언덕 통일공원에 지난 2001년 설치됐습니다.

[이준호 기자]
"지난 20여 년 동안 남북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간 세월의 흔적이 잠수함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잠수함을 관람한 인원은 7백만 명,

한때 1년에 79만 명이 찾았지만
이제는 7만 명도 채 찾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해 보수비만 1억 원 안팎으로
관광 수입에 비해 많고,

관광시설로 활용하기에는
위험한 수준으로 노후돼
강릉시가 결국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최종범 / 강릉시 관광개발 담당
"이 위치는 안보전시관 개념이었습니다.
이제 많이 시대가 지나다 보니까
관광 트렌드가 많이 변화가 돼 있고요."

우리 군과 무장공비의 교전으로
양측에 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현대사의 아픈 상징은
이제 해군 1함대로 옮겨집니다.

현장에서 잠수함 이전을 바라본 시민들은
아쉬움을 털어놓습니다.

이호연 / 강릉시 홍제동
"안보 관해서 우리가 접할 기회들이 사실 적잖아요.
그런데 이런 시설은 그래도 접근성이 좋고..."

채희목 / 홍천군 홍천읍
"반공에 대한 인식도 (생길) 텐데
이제 여기서 떠나면 그걸 못 볼 것 같아요."

잠수함을 비롯해 항공기, 탱크 등이 전시된
통일공원은 이제 오토캠핑장으로 개발됩니다.

군 부대는 잠수함의 민간인 관람을
허용할 계획은 아직 없으며,
장병들의 안보 의식을 키우는데
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영상취재 양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