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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3.1 만세운동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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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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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2-29
내일(1)은 제105주년 3.1절입니다.

강원도에서도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뜨겁게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만세운동의 현장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아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경원선을 따라 독립선언서가 퍼지면서
강원도에서도 만세운동이 시작됩니다.

김인성 기자
"경원선 원산역과 가까웠던 고성은
영동지역에선 처음으로 1919년 3월 14일
이곳 간성 전통시장에서 만세운동이 시작됩니다. 이후 교통로를 따라 만세운동의 열기는 남쪽으로 빠르게 확산됩니다."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던
간성의 김동원이라는 청년 체포 기사가 실려,

당시 4월까지 만세운동이 이어졌음을 알리는
중요한 문서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고성군은 2020년
당시 기사를 실어 만세운동 기념비를 세우고
이를 기념하고 있습니다.

4월 들어 뜨겁게 타오르던 만세운동은
양양군에서 폭발합니다.

당시 손양면 가평리 구장 함홍기 열사는
지금의 양양군의회 자리에 있던 경찰서에서
화로를 던지며 항의하다 칼에 맞아 숨졌습니다.

연인원 15,000명이 동참해 5월까지 이어진
양양군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된 사건입니다.

하지만 충렬사에 위패를 모신 것 말고는
역사의 현장에는
아무런 안내가 돼 있지 않습니다.

함영덕 / 광복회 강릉시지회장(함홍기 열사 손자)
"늦었지만 앞으로 이 장소에다가 어떤 역사적인 그런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가지고 그런 간판 같은 거라도 세워줘가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선명한 태극 문양이 드러나는
강릉 3.1운동기념탑.

강릉의 3.1 만세운동은 놀랍게도
1970년대 이후 20여 년간
자신의 조부였던 최선재 선생의 흔적을 파헤친 개인의 노력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최근중 /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최선재 선생 손자)
"(할아버지가 재판 받은 곳이) 함흥지방법원이었기 때문에 이북에 있는 거 찾을 수가 없지 않느냐... 국가보훈처에서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 군데만 더 가서 알아보십시오. 그때 1919년도에 발행된 신문이 있습니다. 그 신문을 찾아오라 이거예요."

지금의 강릉의료원 부근에서 시작돼
당시 장터가 형성됐던 현재 택시부광장에서
만세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1992년 작은 기념비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차도를 향해 있는 작은 돌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김양자 / 강릉시 홍제동
"이쪽으로 큰 길은 차만 다니니고 잘 못 보고 이쪽으로 해놔야 사람이 볼 수 있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우리 이거 몰랐잖아."

내용도 잘못됐습니다.

최근중 /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최선재 선생 손자)
"내용도 많이 잘못됐고, 내용도 보완해야 되고 그 다음에 위치도 여기에 맞지 않습니다. 차가 다니는 길에 두면 누가 봅니까?"

정작 강릉시는 이런 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강릉시 공무원
"3.1 만세운동 관련해서 어디에 무슨 안내판이 있고, 어디에서 (만세운동을) 시작하고 이런 거는 저희가 관리하고 있는 건 없어요."

105년 전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외쳤을 '대한독립만세!'

오늘을 사는 우리가 소홀히 여기는 건 아닌지 돌아볼 때입니다.

MBC뉴스 김인성입니다.(영상취재 : 양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