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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째 눈과의 사투..."이젠 지붕 무너질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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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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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2-26
지난주 고성 향로봉에는
기상 관측 장비의 한계인
1.5m가량의 눈이 내려 쌓이면서,
적설량 기록이 중단됐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큰 눈이 그친 지 사흘이 지났지만,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눈이 녹기를 기다리던 부부는
결국 삽을 들고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밀려드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립식 집 건물 벽면이 휘어진 상황.

어제까지는 도로 눈을 치우느라
신경을 못 썼는데,
이제는 지붕이 무너져 내릴까 걱정입니다.

신황용/ 고성군 간성읍 흘리 주민
"도로 눈 치우는 거밖에 더했어?
이 집은 신경도 안 썼지.
오늘 보니까 주저앉았잖아. 이게 점점 무거워지니까."

산간 마을은 눈으로 온통 덮여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아라 기자]
"제가 마을에서 눈 치우는 주민들을 만나러 가보려고 하는데요,
이렇게 인터뷰하러 가는 길도 쉽지 않습니다.
발이 푹푹 빠져서. 어르신들이 이 길을 따라서
눈을 치우시는 게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홀몸 어르신이 많은 마을이라
연이은 폭설에 2월 내내 보건소는 비상입니다.

윤소람/ 고성군 간성읍 흘리 보건진료소장
"응급차가 오기도 힘들고 하니까
여기가 80세 이상 어르신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래서 응급상황이 생길까봐.."

이 지역 농가 소득 효자인
'피망' 육묘를 시작해야 하지만, 기약이 없습니다.

육묘장으로 쓰이던 비닐하우스 안은
1m 넘게 눈이 쌓여
눈 위를 기어서 들어가야 하는 수준입니다.

손상복/ 피망 재배 농민
"모종하는 육묘장에 모종을 키워야 되니까,
2월 한 중순부터 종자씨가 들어가야되는데.."

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전선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습니다.

언제 전선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장면.

민가 주변으로 부러진 소나무가 여기저기 나뒹굽니다.

소나무가 물기를 머금어 무거운
'습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겁니다.

실제로 지난 23일까지 나무 부러짐 등으로
도내에서 7건의 크고 작은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주말내내 산지를 중심으로 영하권 기온이 유지되면서
쌓인 눈은 거의 녹지 않은 상황.

내일 새벽까지 강원 산지와 동해안에 최고 5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만큼,

눈으로 인한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