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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은행도 못 구하는 농민, 농지 일부에는 개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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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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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2-08
농어촌공사가 농업인 경영회생을 목적으로
농지를 사들여, 당사자에게 다시 빌려줬다
환매가 이뤄지지 않는 토지가
다른 일반인에게 팔리고 있습니다.

개발행위가 가능한 농업진흥구역 밖 농지들은
매매 후 다른 용도로 쓰여
오히려 농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관령 일대 눈 덮인 고랭지 밭에
거대한 석축을 쌓은 곳이 보입니다.

평창군의 재활용 선별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3년 전, 민간사업자가 농어촌공사에서
일부 땅을 사들여 확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땅과 바로 옆의 토지 등
2개 필지, 만 5천여 ㎡는 농업인이
40년 동안 농사를 지었던 밭입니다.

빚에 허덕이던 60대 농업인이 14년 전에
농어촌공사에 판 뒤 환매하지 못했고,
결국 공개 매각됐습니다.

환매포기 고랭지 농민
"농자재 값이 올라가고 인건비 올라가고,
농산물 가격은 하락하고 이럴 때는 빚만
자꾸 느는거야. 이자까지 높지."

한국농어촌공사가 9억 원에 사들인
2개 농지의 최종 매매가격은
7억 원이 오른 16억 원이었습니다.

농업진흥구역 밖의 토지이다보니 농지 1개는
농업인이 아닌 일반인이
개발행위 목적으로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환매를 포기한 정선 임계의 한 과수원은
농업행위만 할 수 있는 절대농지임에도
농어촌공사의 매입가격보다 5천 만 원이 오른
2억 원에 최근 공매처분됐습니다.

부동산 업계는 입지여건 상
농사용 창고 등을 지을 수 있어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개발행위 목적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
"사람들이 좀 좋아하는 입지 조건이죠.
농업용 시설하기도 좋잖아요. 양쪽에 큰 도로가 있기 때문에"

평창과 정선, 원주 등에서 매각된 농어촌공사의
토지 상당수는 개발 가능성이 높은
농업진흥구역 밖이었습니다.

이렇게 팔린 땅들에서는 계속 농사가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대표
"기후위기 시대에 곡물자급률이나 식량자급률을 올리는 게
목표로 돼 있는데,  농민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농지를 축소시키고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악용된다면
제도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농업인 경영회생을 위해 농어촌공사에
매입된 농지가 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전락하는 건 아닌 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환매포기 고랭지 농민
"농촌에 힘들게 버티고 사는 사람들이 혹시나
이런 기회로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지. 나는 이제는 다 포기했고... "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