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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농사짓게 해주겠다더니, 땅 팔테니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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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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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2-01
농업인의 빚을 덜어주기 위해
농어촌공사에서 농지를 사들였다가
저렴한 임대료로 빌려주고
나중에 농업인에게 판매하는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 제도가 있습니다.

최대 임대기간이 10년인데,
농민들이 다시 농지를 구입하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15년 전 귀농해 정선 임계지역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박종모 씨.

농사를 짓다가 큰 빚을 진 박 씨는
10년 전,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영회생 지원으로
농어촌공사에 땅을 팔고 임대료를 내며
과수원을 운영했습니다.

4천6백여 제곱미터의 농지에서
매년 120만 원의 임대료를 내며
연간 2~3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박종모 정선군 농업인
" 평생 농사를 짓게 해 준다고 당시에 제가
이 땅을 담보로 빚을 지고 있었어요. "

10년 임대기간이 끝나면
원칙적으로 회생지원금 원금과 이자를 내고
땅을 다시 살 수 있지만,

박 씨는 2억 원이 넘는 땅값을 마련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결국 농어촌공사는 땅을 팔겠다며 박 씨에게
사과나무와 각종 시설물을 철거하라는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김형호 기자
"한국농어촌공사에 본인의 땅을 팔고
경영회생자금을 지원받는 농민이 적지 않은데,
이마저도 임대기간이 끝나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땅을 다시 살 수 없게 되면서,
지상권까지 포기하도록 강요 받아
시설물 보상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박종모 정선군 농업인
"사과나무 심고 시설하고,
주변에 저장고 있고 비닐하우스,
물탱크시설까지 억 단위가 넘죠.
철거하고 나가라고 하니까."

농어촌공사는 10년의 임대 기간을 준 데다
관리차원에서 매각해야 한다며,

지난해에도 강원도에서 원주와 평창, 정선지역
환매포기농지 30여 건을
매각 또는 임대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농업진흥지역 절대농지의 논인 경우에는
임대 관리를 하지만,
그 외 농지는 매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돼 있어요.
지상권 포기에 대해서는
당초 매매 계약할 때부터 특약 사항으로..."

지난해까지 경영회생지원으로 맡긴 토지의
환매기간이 도래한 농가는
전국적으로 6천여 농가였는데,
이 가운데 13%인 760 농가는
토지를 되찾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