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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자에게 술 뿌리고 모욕해도 "갑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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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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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4-01-02
 
 
제보는 MBC순서입니다.

지난해 개최한 강원소방본부 워크숍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향한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술을 뿌리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모욕과 폭행으로 혐의가 인정됐지만,
정작 소방본부 내에서는 징계를 감경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해 2월 20일 속초에서 열렸던
강원소방본부 워크숍.

공식 일정이 끝난 뒤 한 소방 공무원은
상급자로부터 숙소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피해 소방공무원]
"오라고 해서 갔는데, "네가 그렇게 잘났냐",
"그렇게 하면 안 됐다", "잘못했다고 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잘못했다고 할 줄 모르냐"라고 하면서 몸에 술을 뿌렸죠."

주변 목격자들은 워크숍 일정 중 자유 소통 시간에
피해자가 발언한 건의 사항을 놓고
불만을 품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목격 소방공무원]
"계속 혼내고 답하고 그냥 그런 식의 대화가 오갔어요."

[목격 소방공무원]
"공기 수면 잠수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네가 왜 그런 얘길 하느냐" 이런 식으로 얘길 한 거죠.
구조대원들 자유롭게 소통하는 자리인데.
근데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의아했죠."

가해 소방공무원은 경찰 조사에서
모욕과 폭행 혐의를 인정받아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강원소방본부 감찰조사팀에서는
가해 공무원에게 경징계인 '견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징계위원회에서 '불문경고'로 감경됐습니다.

가해 공무원에게 상훈 등 공적이 있고,
해당 사건이 상하 명령 관계에서 생긴
'직장 내 갑질'이 아니라고 본 겁니다.

가해 공무원은 문책성 불문경고도 부당하다며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강원소방본부는 이를 기각했습니다.

피해 소방공무원은 1년 가까이
심리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증언에 참여한 동료들에게
증언을 하지 말라는 압박도 들어왔습니다.

[피해 소방공무원]
"그런 비인격적인 대우를 당했는데,
보호를 해주는 조치도 하나도 없고.
이런 것들이 생활하는 데 회의를 느끼게..."

[목격 소방공무원]
"나름 역량 강화도 그렇고 조직에 도움이 되려고
많이 노력했던 사람 중에 하나인데,
많이 회의를 느꼈죠 사실. 앞으로는
그냥 적당히 하자 이런 마음을 많이 갖게 됐죠."

취재가 시작되자 강원소방본부는
직장 내 갑질이 아니라는 입장은 여전하지만,

인사 조치로 곧 가해 공무원에게
징계성 전보를 내릴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가해 공무원은
취재진에 별다른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 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