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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산에 먹이 '뚝'"...하산한 멸종위기 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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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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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12-22
70cm의 폭설에다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진 강원도에서는 사람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멸종위기종 산양들도
며칠 사이 먹이를 찾아 도로까지
내려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강원도 구룡령 옛길.

산양 두 마리가 도롯가
산비탈에 내려와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같은 날, 설악산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산양이 마른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깊은 산 속에 사는
산양이 도롯가까지 내려온 건
폭설 때문에 먹이를 찾는 게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김두휘 / 목격자
"해가 좀 든 곳이 건초가 좀 있었거든요.
풀 되새김질 하고 있더라고요."

한국 산양보호협회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강원도에서 폐사한
천연기념물 산양은 모두 9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많이 죽은 겁니다.

급한 대로 산양보호단체 회원들이
먹이를 짊어지고 눈 덮인 산을 올라
산양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지게로 건초를 매고,
해발 500m까지 올랐는데요.

이곳은 산양의 주요 서식지인데,
먹이를 지금 풀어놓겠습니다."

보호단체는 15년 넘게 야생 동물
먹이 주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박동수 / 한국산양보호협회 속초양양지회장
"높은 곳에서 서식을 하고 있다보니까 먹을
것이 없어요. 무사히 (겨울을) 나도록
기원하면서 오랫동안 건초를 주게 됐습니다."

하지만 보호단체 회원들이 대부분
환갑을 넘긴 고령이어서 보호활동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상교 / 한국산양보호협회 속초양양지회 회원
"체력적인 것이 문제가 되고 눈이 오고 이럴 때 행사를 많이 하고 그러는데 길이 미끄럽고
(그럴 때) 많이 힘들어요."

문화재청이 지난 2007년부터 산양복원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2020년 기준 1천2백여 마리의
산양이 생존해 있는 것을 추정됩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영상취재 김종윤)
영상제공 김두휘, 김진호,
한국산양보호협회 속초양양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