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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원회 반대하는 안건이 본회의 통과...태백시의회 밀실정치?

태백시,뉴스리포트
2023.12.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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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12-20
시·군의회마다 올해 회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태백시의회에서
예산 심의와 조례 심사 절차를 무시하는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의원들 다수가 부결 처리한 조례 안건과
부적절한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면서
지방의회 권위를 실추시키는
밀실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일, 태백시의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화관광과 예산 심사에서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이란 사업 항목의
예산 수립이 문제가 됐습니다.

올해 태백시의 한 지역협동조합은
땅속의 광부 요정을 캐릭터로 형상화한
이른바 '블랙 산타'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그림그리기 대회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사업과 관련해
태백시는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가겠다며
2억 원의 예산을 책정한 겁니다.

그런데 사업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특정 시의원이 연관돼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다수의 시의원들은 반대했습니다.

심창보 태백시의원 52'30"
"안 물어 봤으면, 블랙 산타와 연계해서
예산 2억 원을 세웠다는 걸 누가 알까요?
이걸 누가 믿을까요? 태백시 공무원이나 태백시민들이 믿을까요?"

이처럼 예결위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는데
이 사업 예산은 본회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례 심사 절차도 무력화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조례 심사 특별위원회는 3건을
부결 또는 자동 폐기했는데,
태백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시의장 직권과 수정 안건으로 2건이 상정돼 통과됐습니다.

고재창 태백시의장(1시간 14'15")
"조례심사특별위원회에서 본회의에 부의하지
아니하기로 한 태백시 청년센터 관리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과
태백시 통반설치 일부 개정 조례안에 대해
의장 요구로 의사 일정에 추가하여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태백시 청년센터에 대한 안건은
졸속 추진이라는 이유로 보완 의견이 있었고,

통·반장 관련 조례는
전국적으로 연임을 2회로 제한하는 상황이어서
소위원회는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위원회 심의는 무시한 채
안건들이 본회의에서 처리되자,
의원들 사이에서도 밀실 정치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연태 태백시의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 조정 중
의원들이 결정한 내용은 빠지고,
결정 안 한 내용은 본회의에 상정됐습니다.
공유재산과 조례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위원회의 활동을 무력화하며 의회의 권위를 스스로 떨구는..."

시의장은 절차대로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재창 태백시의장
"의원 3분 1이상이 요청하면 안건으로 다시
올라올 수 있잖아요. 도장 찍어서 올라왔더라고.
각자 의견이 다양하잖아요.
자기 생각들이 있는 것이고, 그것까지 내가 얘기할 수는 없잖아요."

태백시의회는
올해 상반기 추경예산 심사 때에도
예산 심사 소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을
시의장 직권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는데,
협치와 견제를 상실한 의회정치에
지역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