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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버스 못 오게 해주세요"

일반,뉴스리포트
2023.11.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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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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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가 가지 않는 농촌마을에
공공버스 운행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마을 주민들은 버스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를 권기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88세의 이기순 할머니.

농촌마을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요즘 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걱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가 추가로 운행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가 증차되면서
교통편의는 크게 개선됐지만,
주민들 입장에서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그동안 잘 이용해오던 희망택시를
더이상 탈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마을은 코로나 확산에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차가 없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내 주요 지점까지 100원에 갈 수 있는
희망택시가 지원됐는데,
버스가 증차되면서 지원이 끊겼습니다.

이 마을 73가구, 75명이 같은 상황.

'버스를 타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 노인으로 구성된 마을 주민들에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출입문 계단이 높아,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예 버스에 올라탈 수 없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습니다.

공공버스 기사
"좀 힘들어 하시는 분도 있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좀 힘들죠"

버스 한 대가 여러 노선을 운행하다보 보니
오전, 오후가 아니라 제 멋대로 정해져버린
운행 시간도 버스타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기순 / 원주시 호저면
"차 시간이 맞지도 않고, 또 타기도 힘들고.. 그러니까 택시를 주로 많이 타지. (왜 타기 힘들어요?) 높아서. 탔다 내렸다 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원주시는 버스가 하루 3번도 안 오거나
정류장이 집에서 1km 이상 먼 주민들로
희망택시 지원 기준을 정한 만큼,
지원을 더 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병선 / 원주시 대중교통과장
"저희가 중단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타 지역이랑 형평성 부분도 있고, 만약에 계속 이어지다 보면 다른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내는 부분도 있어서"

원주시는 시내버스가 가지 않는 마을에
운행하는 공공버스를 내년에 3대 더 늘려
14대를 운행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희망택시를 이용하는
76개 마을 주민 583명 중에 이용자격이
박탈되는 주민들은 더 생길수 밖에 없는 상황.

버스 증차 소식이 해당 마을 주민들에게
두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권기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