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으로 인천엘 갔었습니다.
머뭇거리다 환승역을 지나쳐 종착역까지 간 것이지요. 내친김에 소풍 온 학생들이 넘쳐나는 차이나타운도 둘러보고, '고뿌'가 없어 입때껏 마시지 못하고 있다는 인천 앞바다에 뜬 사이다도 찾아보았지만 부질없었죠. 그래서 가려던 곳으로 갔습니다.
2. 괜찮을 줄 알았고 , 뭐... 괜찮았습니다.
별의별 일 많이도 겪고 보고 들으며 나이먹은 데다가, 그런 니 맘 모르는 T T 인지라, 어금니 꽉물고 담담한 척 꽃 한송이만 살며시 놓았을 뿐이니까요.
이태원을 거니는 일은 여전히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3.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지지요.
롱롱타임어고, 제가 잠깐 뤼브롱산에서 양을 치던 시절, 한쪽어깨를 잠든 스테파네트 아가씨에게 내어주고 올려다 본 밤하늘처럼 별이 많던 어졧 밤, 혼자 극장에 앉아 '너와 나'를 보다가, 보다가...
4. 달력을 또 넘깁니다.
숫자 하나 바뀌는게 뭔 대수겠냐, 싶지만 11월은 유독 쓸쓸합니다. 공짜휴일도 없고, 꽃은 시들고 , 잎도 지고... 시간 속에서 마무리 되는 삶은 자연에게나 인간에게나 '섭리'이지요. 그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광적인 욕망과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너무 많은 죽음을 보고 있자면 나의 쓸쓸함은 사치이고 염치없다 싶습니다. 센치함을 들이붓는 이 깊은 가을 밤바람마저, 시린 이들이 많은 듯합니다. 외롭게 서있는 두 '1'자 중 왼쪽 '1'자를 오른쪽으로 돌려세워 , 서로 마주보며 안아주는 11월이 되길 바래봅니다.
전 Next Time에 밝은 글로 올게요. I am 오발이 이니까요.
* 정준일 - '안아줘'
*덧 하나- 며칠 전 라디오에서 '세로'의 여친'코코'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녀석 팔자도 참.. 세로야, 힘 내!
덧 둘 - 며칠 전 모처에서, 일반인처럼(?)꾸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뉴진스' 민지와 팜하니를 저만 알아보고 달려가 팬심을 드러내며 싸인을 받아 와 아들에게 팔았습니다. 아들아, 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