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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명맥 호스피스…자립 힘들지만 후원과 봉사로 극복

추천뉴스,강릉시,뉴스리포트
2023.10.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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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10-13
내일(14)은 호스피스의 날입니다.

호스피스 병원은 더 이상 치료가 힘든
환자의 삶을 마무리하기 위한 곳인데요.

환자 감소와 경영난으로 수차례 폐업
위기를 맞고도 반세기 넘게 명맥을
이어온 아시아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에
이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하늘색 머릿수건을 쓴 수녀님이
암 환자의 두 손을 꼭 잡고 기도합니다.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호스피스 환자
"저는 언제 떠날지 모르지만 정말 편안해요."

말기 암 환자 6명이 머물고 있는 이곳은
아시아 최초의 호스피스 병원인
갈바리 의원입니다.

호주 출신의 수녀 2명이
강원도 강릉에 이 병원을 세운 건 지난 1965년.

매년 130명 안팎의 환자가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이준호 기자
그런데 갈바리의원은
10여 년 전부터 수차례 폐업 위기를 맞았습니다.

환자 수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귀순 / 갈바리 의원 원목수녀
"20병상을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운영이
안 되니까, 10병상만 저희가 지금
운영을 하는 거죠."

그 마저도 빈 병상이 많다 보니,
늘 경영 적자에 시달립니다.

최귀순 / 갈바리 의원 원목수녀
"인구 밀도가 적기 때문에
오는 숫자도 사실 여기가 적고,
가족들이 간병비가 없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시킬 수가 없는 거죠."

상황이 이런데도
58년째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지역 주민들의 봉사와 후원금 덕분입니다.

매주 쉰 명 넘는 봉사자가 환자 목욕이나
식당 운영을 도우려 이곳에 방문합니다.

오택 / 자원봉사자
"사회적으로 사람의 죽음을 편안하고 고통을
덜 받고 돌아가시게 하는 건 공익적인
측면에서 매우 필요하다. 이렇게 봅니다."

지역 주민과 60년 가까이 함께한
갈바리 의원이 꿈꾸는 목표는
무료로 운영하는 병상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입원비를 내기 힘든 환자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무료 병상 환자
"공짜가 어딨어, 이렇게 생각했죠. 그랬는데
여기 정말 너무 좋고 이런 게 좀 많이
생겼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