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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순직 역사 담은 위령비 '방치'

태백시
2023.09.0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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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9-07
 
 
석탄산업은 지하에서 일하는 산업 특성상
탄광 사고가 빈번하고,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태백에 위령탑을 건립해
산업전사들을 추모하며 예우하고 있는데,
60여 년 전 조성돼 순직자의 역사를 담아 온
'위령비'는 방치되고 있습니다.

김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백시 동점마을에서 비석산이라고 불리는 곳.

도로에서 조금만 오르면
산 정상에 제단과 우뚝 선 동상이 보입니다.

가운데에는 '순직자위령비, 강원탄광'이라는
한자 글씨가 선명합니다.

[김형호 기자]
"30여년 전 강원탄광이 문을 닫고 떠나면서
현재 이 위령비는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상 하단부에는
탄광 순직자들의 이름과 직종,
사망일까지 새겨져 있습니다.

기록을 살피니 최초 순직자는 단기 4290년,
그러니까 1957년으로 돼 있고,
1993년까지 208명의 순직자 명단이 있습니다.

삼표그룹의 전신 강원탄광에서 근무하던
28세의 '민우식' 산업기사가
갱내 사고로 사망하자,

유족의 요구로 사망 당해인 1959년
위령비로 세워졌고, 순직자의 모습으로
조각됐습니다.

또, 강원탄광에서 순직자가 발생하면
여기에 이름을 새기고
매년 위령제를 지내왔던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이 줄어들더니
명맥이 끊긴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조근학 강원탄광순직자 유족협의회장
"강원탄광이 문을 닫고는 강우회(퇴직자모임)에서
관리를 하다가 본사에서 기금이 내려와서 관리하다가
2013년도에 끝났어요. 보조금이 없어지는 바람에."

국가 차원에서 탄광 순직자들의
위령탑을 건립한 건 1975년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휘호가 적힌
'산업전사 위령탑'이 태백시 황지동에 세워져
위령탑에는 4천 118위,
위령각에는 만 위 이상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60여 년 전 조성된 역사성에
민영탄광에서 순수하게 세웠다는 점에서
위령비의 가치가 더 뛰어나다고 평가합니다.

정연수 / 탄전문화연구소장
"역사적 가치로는 산업전사 위령탑 중에는
최초이고, 순직한 광부와 어떤 직종을 일을
했는지 나이, 순직일 등이 빨간 글자로 새겨져 있어서."

현재까지 탄광사고의 순직자 위패는
산업전사 위령탑과 일부 사찰에 모셔져 있는데,

석탄산업의 폐광이 임박한 상황에서
방치되고 있는 최초 위령비의
탄광문화사적 조명이 필요합니다.

MBC 뉴스 김형호 (영상취재: 배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