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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강원문화유산⑧] 흥망성쇠 벗어나 천년 세월 품은 '폐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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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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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일자
    2023-08-31
한때 우리 땅에 번창했던 많은 절들은
화재나 외세의 침입, 전쟁 등으로 소실됐습니다.

강원도 내에도 이렇게 사라진 사찰이 많은데
남은 절터를 발굴할 때마다
귀한 유산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 강원의 문화 유산을 찾아서'
강원 사찰의 폐사지를
홍한표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미천골 초입의 옛 절터, '양양 선림원지'.

산사태로 절터가 묻힌 뒤
9백 년 동안 모습을 감췄다
1965년에야 유물들이 발굴되기 시작했습니다.

홍각선사의 승탑과 탑비, 삼층석탑, 석등이
복원됐는데, 석조문화재 4점 모두 '보물'입니다.

1948년에 발견된 '선림원지 동종'은,
6·25 전쟁으로 파괴돼 일부 파편만 남아
국립춘천박물관 등에 보관되는 등
역사의 비극도 담겨 있습니다.

백승헌, 백창식 / 관람객
"6·25 전쟁 때문에 파손된 걸 보니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지난 2015년에는 신라 불교 미술의 정수,
금동보살입상도 발굴됐습니다.

보살상과 받침대인 대좌까지
둘을 합한 높이가 50cm를 넘습니다.

5년이 넘는 보존 처리 끝에
최근 처음으로 원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절터에서는
2016년 발굴 조사 과정에서
높이 35cm의 청동 물병 두 개가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이 최근 보물 지정을 추진할 정도로
시기나 형태 면에서 가치가 뛰어납니다.

최종모 / 강원문화재연구소장
"최근에는 삼척 흥전리 사지라든가
양양의 선림원지라든가 또 진전사지,
그리고 최근에는 우리 동해에 원 삼화사지
이렇게 해가지고 아주 굉장히 대규모 사찰들이
산재해 있는 것을 우리가 지금 확인했습니다."

폐사지는 도난 등의 피해도 겪었습니다.

강릉시 구정면 너른 평야 한 가운데
높이 5.4m로 우뚝 솟은 두 개의 돌 기둥,

우리나라 당간지주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보물 '굴산사지 당간지주'입니다.

통일신라시대 범일국사가 창건한 굴산사 터에는
역시 보물인 '굴산사지 승탑'도 있습니다.

승탑 아래에는 오백 나한 등이 모셔져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도난 당했습니다.

원주 법천사지의 국보 지광국사탑은
화려한 아름다움 때문에
112년 동안 일본과 서울, 대전 등을 거치다
최근에야 고향에 환지본처했습니다.

이태종/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복원을) 완료한 부재를 계속 가지고 있는
자체도 부담이고 이미 법천사지로 간다는 게
정해졌기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자리가 여기가 아닐까 싶어서"

천년의 세월을 견딘 폐사지의 석조들은
현란한 조각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며,

조상들의 손때와 발자취가 서린
강원도 역사·문화의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홍한표입니다. (영상취재 : 양성주)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